
[더구루=오소영 기자]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이 인도발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 3척 수주전에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 석유천연가스공사(ONGC)로부터 견적서 제출 요청을 받았다. VLEC 시장 강자인 중국이 배제되며 한국 조선소의 수혜가 전망된다.
20일 노르웨이 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Trade Winds)'에 따르면 ONGC는 10만 ㎥급 VLEC 3척 발주를 추진하며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K-조선 3사'에 견적을 요청했다.
신조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 시세를 감안해 1억5700만~1억6800만 달러(약 2100~2300억원) 사이로 책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ONGC는 2028년 상반기께 선박을 인도받아 북미에서 수입하는 연간 80만 톤(t)의 에탄 운반에 활용할 계획이다. 북미산 에탄은 2028년 5월 가동 목표로 인도 서부에 건설 중인 석유화학 공장에 투입된다. 선박을 운영할 선주 후보로는 일본 최대 해운사 NYK와 MOL, 말레이시아 MISC 버르하드가 거론된다.
업계는 이번 발주에서 중국 조선소를 제외한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많은 VLEC를 수주한 곳은 중국 장난조선소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장난조선소는 66척 중 44척을 따냈다. 수주 실적을 통해 실력을 증명했으나 인도발 VLEC 발주의 후보군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을 활용할 시 미국산 에탄 운송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인도와 중국의 오랜 국경 분쟁 영향과 안보 우려 등이 ONGC의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는 2030년까지 세계 10위권 조선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며 주요 파트너로 중국은 뺐다.
ONGC가 한국 조선소에 구애하며 3사 모두 입찰에 참여해 수주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D현대와 삼성중공업은 VLEC 건조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에도 HD현대중공업은 4588억원 규모 VLEC 2척, 삼성중공업은 4661억원의 2척 건조를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