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후엔 韓 잠재성장률, 마이너스 될 수도" 비관 전망 내놓은 KDI

올 잠재성장률 1%대 후반
"시장 진입장벽 낮추고 규제 개선 해야"

 

[더구루=홍성환 기자]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2040년대 '마이너스(-)'로 전환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급격한 고령화와 자본투입 감소, 총요소생산성 둔화 등에 따른 것이다.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잠재성장률 전망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1%대 후반으로 추정되며, 2040년대 후반에는 0% 내외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가 보유한 자본·노동 등 모든 생산요소를 사용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이룰 수 있는 최대한의 성장률을 말한다. 잠재성장률에 기여하는 3개 주요 변수는 △노동투입 증가율 △자본투입 증가율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다.

 

보고서 기준 시나리오에서 잠재성장률은 △2025∼2030년 1.5% △2031∼2040년 0.7% △2041∼2050년 0.1% 등 점차 하락할 전망이다.

 

다만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2025~2030년 1.2%에서 2031∼2040년 0.4%로 떨어지고, 2041∼2050년에는 -0.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 통상 갈등으로 분업과 기술 확산이 제한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 구조 개혁 마저 지체될 것으로 전제한 것이다.

 

낙관 시나리오 기준으로는 잠재성장률이 △2025~2030년 1.7% △2031∼2040년 1.1% △2041∼2050년 0.5%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고 구조 개혁이 진척되면서 연평균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기준 시나리오(0.6%)의 1.5배(0.9%)로 높아질 경우다.

 

보고서는 잠재성장률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인구구조 변화를 꼽았다.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2019년 정점(3763만명)을 찍은 이후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고령인구(65세 이상)는 2025년 20.3%에서 2050년 40.1%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노동 투입 기여도는 2030년 전후 마이너스로 전환되고, 고령층 증가로 생산성도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60대 이상 임금근로자의 평균 보수는 30∼50대보다 현저히 낮고, 경제활동참가율은 절반 수준에 그친다.

 

물가와 환율이 2024년 수준으로 고정된다는 전제하에 2050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기준 시나리오 4만8000달러, 낙관 시나리오 5만3000달러, 비관 시나리오 4만4000달러로 전망됐다. 2024년(3만6113달러)과 비교해 증가율은 최대 42.6%, 최소 18.9%다.

 

KDI는 총요소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시장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경쟁 제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과 중심 보상체계를 구축하고, 과도한 노동시간 규제를 완화하는 등 노동시장 유연화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노동력 감소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고령층 재고용 △여성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 △외국인 노동자 수용 확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KDI는 재정정책과 관련해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세입 기반이 약화하고 국가채무는 장기적으로 GDP를 초과할 것"이라며 "공적연금 등 고령화 관련 지출 구조를 재설계하고 경기부양의 반복을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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