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달 유럽 자동차 시장 바로미터인 독일에서 나란히 판매 부진을 겪었다. 판매 감소폭이 전년 동기 대비 8.9%에 달했다. 다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의 선전이 그나마 감소폭을 다소 줄였다.
9일 독일연방도로교통청(KBA)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총 1만4254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5.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독일 신차 수요가 전년 대비 0.2% 감소한 24만2728대로 집계된 것에 비해 다소 부진한 실적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총 8239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9.5% 하락한 수치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3.9%로,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모두 포함한 9위에 자리했다. 기아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6015대를 판매하며 2.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기아의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토요타(6205대)에 이어 12위에 머물렀다.
지난달 독일 시장 판매 1위는 4만9393대를 판매한 폭스바겐이 차지했다. BMW는 2만2540대로 2위, 메르세데스-벤츠는 2만2196대로 3위를 기록하며 독일 브랜드의 강세를 이어갔다. 스코다와 아우디는 각각 1만8891대와 1만5509대로 4위와 5위에 랭크됐다. 이 외에 △세아트(1만3670대) △오펠(1만1486대) △포드(9534대) △피아트(6799대) 등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지난달 독일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을 살펴보면 SUV 차종은 31.7%의 점유율로 12.3% 성장하며 꾸준한 강세를 이어갔다. 특히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져 하이브리드 차량은 22.0% 증가하며 37.8%의 점유율을 차지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60.7%나 급증했다. 순수 전기차(BEV) 또한 53.5% 증가하며 18.8%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독일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 시장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와 SUV 중심으로 시장의 재편이 이뤄지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지 소비자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차 출시와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