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환 기자]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들이 국내 상장사를 주시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한 밸류업 정책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단순 투자를 넘어 경영 참여로 보폭을 확대하는 추세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행동주의펀드로 유명한 달튼인베스트먼트는 최근 한국콜마홀딩스 이사회에 합류했다. 임성윤 한국법인 공동대표가 기타 비상무 이사로 선임됐다. 앞서 작년 11일 달튼인베스트먼트는 콜마홀딩스 지분 5.02%를 보유하고 있다고 처음 공시한 이후 최근 지분율을 5.69%까지 확대했다. 주식 보유 목적도 '경영 참여'로 명기했다. 이사회 한 자리를 획득하며 경영 참여가 현실화됐다.
미국 자산운용사 미리캐피털은 지난달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 주식을 추가 매입해 11% 넘는 지분을 확보했다. 도용환 스틱 회장(13.46%)에 이어 두 번째로 지분율이 높다. 취득 목적은 '일반 투자'로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임원 보수나 배당 확대, 이사 선임 반대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 활동이 가능해졌다.
미국 행동주의 공매도 투자자 블루오카캐피털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DN오토모티브 지분을 확보했다. 블루오카캐피털은 DN오토모티브 지분을 매입한 배경으로 '저평가된 주가와 안정적인 현금 흐름, 다음 달로 예정된 디엔솔루션즈 상장을 통한 재평가 기대, 원활하게 진행 중인 승계 과정' 등을 꼽았다. <본보 2025년 4월 10일자 참고 : 美 공매도 투자사 "DN오토모티브 주가, DN솔루션즈 상장으로 4배 뛴다">
엘리엇 출신 임원들이 설립한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은 1년 넘게 SK스퀘어에 대해 자사주 매입 확대, 경영진 보수의 성과 연동 등을 요구했다. 다만 실질적인 개선 압박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대신 팰리서캐피탈은 SK스퀘어 이사회와 경영진과 꾸준히 소통을 진행했고, SK스퀘어가 발표한 밸류업 공시나 주주환원에 대해서도 호평하기도 했다.
홍콩계 행동주의펀드 오아시스매니지먼트는 한국 투자팀 인력을 채용 중이다. 오아시스는 2002년 설립된 행동주의 펀드로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중점적으로 투자한다. 닌텐도 지분을 확보해 모바일 게임 신작을 내놓으라고 압박해 ‘포켓몬고’ 출시를 이끌어낸 펀드로 유명하다.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들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건 정부 차원에서 추진한 밸류업 정책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앞장서면서 글로벌 펀드들이 눈여겨보고 있는 것이다.
대선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상법 개정 등이 이뤄지면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들이 좀 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