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193조 전력 청사진에 원자력 포함…韓·美·日 유치전 본격화

'제8차 전력개발계획'에 원자력 포함…2030년 첫 원전 가동 목표
베트남, SMR도 검토 중…한전, '팀코리아' 앞세워 원전 참여 적극 표명

 

[더구루=진유진 기자] 베트남이 원자력 발전을 포함한 1363억 달러(약 193조4505억원) 규모의 전력 개발 계획을 내놨다.  한국과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 간 유치 경쟁도 예고됐다.

 

2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최근 개정한 '제8차 국가전력개발계획(PDP8)'에 따라 총 발전설비 용량을 지난 2023년 기준 80GW에서 오는 2030년까지 183~236GW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며, 원자력도 이 청사진에 처음으로 포함됐다.

 

베트남은 오는 2030~2035년 사이 첫 원전 가동을 목표로, 초기 6.4GW 규모로 시작해 이후 8GW를 추가할 예정이다. 소형 모듈 원자로(SMR) 도입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가 배경이다. 베트남 전력 수요는 연평균 12~14%씩 늘고 있으며, 전력난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저해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베트남은 기존 석탄 중심 전력 구조에서 벗어나 태양광·풍력·액화천연가스(LNG) 등 친환경 에너지원뿐만 아니라 중단됐던 원전 프로젝트도 재추진하기로 했다.

 

협력 파트너로는 한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 미국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러시아와 일본이 유력 후보로 지목되고 있지만, 베트남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두루 갖춘 기업이라면 국가 상관없이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러시아는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월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정부 간 원자력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국영 원자력 기업 로사톰은 베트남 연구 센터 건설과 기술 이전을 약속했다. <본보 2025년 1월 28일 참고 '원전 재개' 베트남, 러시아와 손잡는다>

 

한국도 본격적으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지난 14일 하노이 국회의사당에서 응우옌 티 탄 베트남 국회 부의장을 만나 원전 사업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김 사장은 "원전은 에너지 안보와 탄소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며 "원전과 첨단 에너지 기술 결합을 통해 베트남에 지속 가능한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탄 부의장은 "한전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한전이 주요 투자자로서 베트남의 에너지 전환에 지속 기여해 달라"고 화답했다. <본보 2025년 4월 15일 참고 한전, 베트남 원전 사업 본격 참여 논의...'바라카 신화' 동남아서 재현>

 

한전은 베트남에서 응이손2 석탄화력발전소 등 총 2400MW 규모 발전소를 운영 중이며, 이미 일정 수준의 시장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등과 '팀 코리아'로 베트남 산업무역부를 대상으로 원전 기술 설명회를 개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베트남 산업부 간 원전 협력 MOU도 체결돼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특히 이번 사업은 과거 중단됐던 베트남 닌투언 원전 프로젝트 재가동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해당 프로젝트는 지난 2009년 러시아와 일본이 각각 2기씩 총 4.8GW 규모로 추진했으나,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2016년 베트남 국회 결정에 따라 전면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 국회가 재개를 승인하면서 올해 1월 팜 민 찐 베트남 총리가  주재한 원전 지도위원회 첫 회의까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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