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배진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루마니아 법인장이 슈테판 라두 오프레아(Stefan-Radu Oprea) 총리실장(장관급)과 만났다. K9 자주포의 현지 공장 설립을 위한 세부 계획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군비 지출을 확대하고 있는 루마니아를 잡고 유럽 시장에서 수주를 확대한다.
13일 루마니아 정부에 따르면 배 법인장은 최근 오프레아 총리실장(장관급)과 만났다. 양측은 K9 자주포 인도와 현지 공장 건설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오프레아 총리실장은 회동 직후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을 통해 "한화는 단순히 무기를 납품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루마니아 공장에서 자주포를 생산할 계획"이라며 "마르셀 치올라쿠 총리가 이끄는 루마니아 정부와 한국 파트너들은 이 프로젝트의 목표 기한을 준수하고자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소회를 남겼다.
루마니아는 우크라이나 접경 국가로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2% 상당을 국방비에 투입해왔다. 일리에 볼로얀 루마니아 대통령 권한 대행은 지난달 1~2년 안에 단계적으로 3%까지 늘릴 수 있다고 밝혔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국방비 지출을 GDP의 5%까지 늘려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어서다.
루마니아의 군비 지출 확대 움직임 속에 한화는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 7월 루마니아 국방부와 부쿠레슈티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운반차 36대 등을 납품하는 1조3828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납품할 예정으로 현지 생산도 모색하고 있다. 배 법인장은 작년 말 "내년 상반기 K9 현지 생산 시설 건설을 시작하겠다"라며 "이 시설은 생산 외에도 장비 테스트, 연구, 교육, 정비·유지·보수(MRO)를 수행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이 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세부 시기와 투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루마니아 기업과 파트너십도 확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 국영 방산업체 로마름(Romarm)과 탄약 생산을 비롯해 지상무기 전반에 협력하고 있다. 국립항공우주연구소(INCAS)와 정밀유도미사일 연구·개발(R&D)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