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시대 주역 日 완성차, 글로벌 시장서 부진… 까닭은?

과거 '자동차 명가' 日 완성차 기업, 순이익 두 자릿수 감소세
원인은 뒤처진 전동화 흐름 및 중국 자동차 약진 등으로 분석

 

[더구루=김은비 기자] ‘장인 정신’을 앞세워 과거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던 일본 완성차 기업들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 주요 완성차 기업 7곳 중 5곳의 순이익이 두 자릿수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 세계적인 전동화 흐름에 대한 대응 부족과 중국 기업의 약진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완성차 기업 7개 사 가운데 스즈키와 스바루를 제외한 5개 사의 연결 순이익이 전 세계에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닛산은 지난 4~9월 6개월간 연결 기준 순이익이 93.5% 두 자릿수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년 동기 2926억엔(2조6210억원)이었던 순이익은 192억엔(1719억원)으로 고꾸라졌다.

 

다른 일본 완성차 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토요타는 같은 기간 전년 동기(2조5593억엔) 대비 26.4% 줄어든 1조9071억엔, 혼다 4946억엔(19.7% 감소), 마쓰다 353억3400만엔(67.3% 감소), 미쓰비시자동차는 379억엔(43.8% 감소) 순이익을 기록했다.

 

일본 완성차 기업들의 부진은 글로벌 전동화 흐름 및 정세의 빠른 변화에 적기 대응하지 못한 것과 중국 자동차 업체의 약진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먼저 일본 완성차 기업들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이 주도하는 전동화 흐름을 따라오지 못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전기차(EV) 보급을 적극 지원해 온 바 있다. 하지만 닛산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 해당 차량을 제때 투입하지 못하면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닛산과 함께 일본 완성차 3강으로 불리는 토요타와 혼다 역시 세계적인 전동화 전환 흐름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도 한몫했다. 한때 ‘저가’ 이미지가 강했던 현지 업체들은 품질까지 높이면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자동차 해외 출하량은 2020년 이후 3배 이상 증가해 지난 2022년에는 250만 대를 돌파,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58% 증가한 491만 대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자동차공업회가 발표한 지난해 일본 수출량은 16% 증가한 442만 대였다. 일본이 자동차 수출 1위를 2016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에 내준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본 완성차 기업들이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기민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향후 자동차 정책은 더욱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 등에 세액공제 형태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드러내 왔다. IRA 역시 '그린 뉴 스캠'(Green New Scam·신종 녹색 사기)으로 규정, 당선 후 이를 폐기하고 아직 집행하지 않은 예산을 모두 환수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호령해 온 완성차 업체들을 보유한 일본에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전동화 흐름 및 국제 정세에 맞춘 철저한 판매 전략 수립, 유연한 조직 운영, 차량 라인업 다변화 등 경쟁력 제고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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