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현대로템이 내년 루마니아와 K2 전차 수출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전차 공급을 추진하며 루마니아 방산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폴란드에 이어 '제2의 동유럽 수주 잭팟'을 터뜨리고자 현지 홍보전에 매진하고 있다.
13일 루마니아 방산 전문지 '디펜스루마니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최근 인터뷰에서 'K2 전차 시험은 정말 성공적이었으며 (루마니아 당국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계약 체결 시점에 대해서는 "내년 확정되길 희망한다"고 언급하면서 "K2 전차 공급 과정에서 루마니아가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루마니아군은 현재 운용 중인 노후 전차 TR-85M1 교체를 위해 300여 대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 작년 11월 미국과 M1A2 에이브람스 전차 54대와 16대의 구난전차(ARV)를 공급받는 25억3000만 달러(약 3조42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남은 전차의 후보군으로 현대로템의 K2 전차와 독일 레오파드 2A8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은 지난 5월 13~15일 루마니아 갈라치에 위치한 스마르단 트레이닝 센터에서 K2 전차 실사격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같은 달 22~24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흑해 방위 및 항공 우주 전시회(BSDA 2024)'에도 참석해 현지 마케팅을 펼쳤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은 당시 단 크리스티안 포페스쿠(Dan-Cristian Popescu) 루마니아 사회민주당(PSD) 의원과 만나 부스를 안내하고 K2 전차를 홍보했다.
K2 전차는 대당 가격이 최대 200억 원으로 미국 에이브럼스·독일 레오파르트(최소 400억원)의 절반에 그친다. 무게는 10톤(t)이나 가벼워 기동성이 우월하며 성능 측면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또한 빠른 납기로 루마니아에서 수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대로템은 K2 전차 5대를 납기예정일보다 3개월 빠른 지난 3월 폴란드 군에 인도한 바 있다.
현대로템은 루마니아에서 신규 계약을 따내고 글로벌 수주를 확대한다는 각오다. 루마니아는 우크라이나 인접국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안보 강화에 힘쓰고 있다. 올해 초 국방비를 지난해 대비 45% 늘린 208억 달러(약 28조1400억원)로 책정했다. 오는 2032년까지 주요 무기 도입에 399억 달러(약 53조9800억원)를 투입할 예정이어서 'K-방산'의 큰 손으로 불린다. 루마니아는 지난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운반차 36대 등을 공급하는 1조3828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LIG넥스원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Chiron)' 54기 도입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