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파키스탄 자회사 매각 계획, 결국 '물거품'

"거래 조건 충족할 수 없어…주식매매계약 종료"
롯데케미칼 자금 조달 계획 무산…미래 사업 준비 '비상'

[더구루=정예린 기자] 롯데케미칼의 파키스탄 자회사 '롯데케미칼파키스탄(LCPL)' 매각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인수자인 현지 화학 회사 '럭키코어인더스트리'가 최종 계약을 앞두고 거래를 포기하면서다. 

 

15일 럭키코어인더스트리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전액 출자 자회사인 '럭키코어벤처스'가 LCPL 지분 약 75.01%에 달하는 보통주 11억3586만105주를 인수하기 위해 작년 1월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종료했음을 알려드린다"며 "주식매매계약서에 명시된 기한 내에 거래를 완료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충족할 수 없어 거래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파키스탄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거래 무산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양사는 당초 지난해 10월 29일 주식공개매수(Public Announcement of Offer, 이하 PAO)를 마감했어야 했다. 하지만 럭키코어인더스트리는 규제 승인 등을 이유로 이달 27일까지 날짜를 연장한 바 있다. <본보 2023년 10월 31일 참고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자회사 매각 막판 난항> 주식매매계약 종료에 따라 조만간 공개인수의사(Public Announcement of Intention)도 철회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LCPL 매각이 실패로 돌아가며 미래 사업 준비에 차질을 빚게 됐다. LCPL이 중장기 사업 비전과 맞지 않다고 판단, 사업 효율화를 위해 럭키코어인더스트리에 법인을 넘기기로 결정했다. 확보한 자금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와 이차전자, 수소 등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한다는 계획이었다. 

 

예상 거래 규모는 약 1924억원이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09년 네덜란드 페인트 업체인 악조노벨로부터 147억원에 현지 법인을 인수했다. LCPL 매각을 통해 초기 투자금의 13배에 달하는 금액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불투명하게 됐다. 

 

LCPL은 합성 섬유와 페트병의 중간 원료인 테레프탈산(PTA)을 주로 생산한다. 지난 2021년 약 488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거뒀었다. 이후 글로벌 수요 부진이 지속되며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감소한 48억4000만 파키스탄루피(약 237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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