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이 잘 보이지 않는다'…휴젤 취임 1년 앞두고 리더십 시험대에

올해 레티보 FDA 실사·ITC 소송 최종 발표
해외 전략 고도화·신규 사업 발굴 숙제 맡아

[더구루=한아름 기자] 차석용 휴젤 대표가 오는 3월 취임 1년을 맞는다. 어느 때보다 경영 전면에서 고차원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차 대표가 어떤 수완을 발휘하고 있는지 의문마저 든다. 

 

18년간 LG생활건강 대표이사를 역임해 17년 동안 총 28건에 달하는 인수합병(M&A)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터라 기대감이 컸다. 회사는 그의 해외 시장 개척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략 고도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문제는 지난 1년여 간 휴젤이 처한 상황에 이렇다할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휴젤은 미국 시장에 4년째 도전 중이다. 앞선 결과는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2021년 3월 FDA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국내명 보툴렉스)의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2년 3월 보완요구 서한(CRL)을 받고 같은 해 10월 두 번째 허가 신청을 진행했지만 지난해 4월 두 번째 CRL을 수령 받았다. 

 

현재 이달말 레티보 미국 허가 관련 공장실사를 앞두고 있어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다만 휴젤의 지휘봉을 잡은 차 대표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어떤 방향을 갖고 뛰고 있는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커진다는 평가도 적지않다. 시장 전문가들은 차 대표의 취임 2년 과제로 장기적인 경영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직 자신만의 중장기 사업 방향이나 회사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레티보는 휴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효자 품목이지만 FDA 실사에서 낙방한 삼수생"이라며 "차 대표가 자신만의 컬러나 경영 화두를 보여주려면 이번 실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메디톡스와의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전도 엎친데 덮친 격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메디톡스는 2022년 ITC에 휴젤이 자사 균주를 몰래 가져다 썼다고 제소했다. 메디톡스의 균주는 1979년 양규환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미국 위스콘신대 유학 때 쓰다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휴젤은 유통기한이 지난 콩 통조림에서 균주를 발견했다며 맞대응했다.

 

ITC는 특허 침해 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 명령 처분을 판정하는 기구로, 휴젤이 패소하면 미국 판매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휴젤과 메디톡스 간 ITC 소송 예비 결정은 오는 6월, 최종결정은 10월에 발표된다. 이번 소송전에서 분쟁 발생의 주원인이었던 균주 도용 여부가 아닌 제조 공정과 관련된 도용 여부를 따져보기로 한 만큼 최종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평가다.

 

차 대표가 휴젤 수장으로서 역할론의 기대감은 여전하다. 그의 경영목표는 에스테틱 분야 노하우와 해외 시장 개척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화장품 등 해외 전략을 고도화하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신규 사업 발굴이다. 또 한 번 '차석용 매직'을 휴젤에서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휴젤은 차 대표의 취임 당시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하는 데 힘이 실린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휴젤 관계자는 "차 대표가 기존 경영진과 함께 회사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