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법 시행 1년, 배터리·태양광 '호황' vs 수소 '외면'

지난해 8월 시행 이후 1년, 美 탈탄소화 새 시대 열어
전기차·배터리 산업 호황 반면 수소 산업 외톨이 신세

 

[더구루=윤진웅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된지 1년이 지났다. 녹색 기술에 대한 투자 촉진을 위한 획기적인 법안인 만큼 미국 탈탄소화 노력의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전기차와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비롯해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 관련 산업 발전 속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 다만 수소 산업 등 외면 받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별도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기차 54% 증가…배터리·태양광 수혜↑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판매는 지속해서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1분기(1~3월) 현지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54% 두 자릿수 증가했다. 자동차 제조업체의 가격 인하 정책과 IRA에 따른 현지 보조금 혜택(최대 7500달러)가 맞물리며 시너지를 냈다는 평가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12대 중 1대는 전기차가 됐다.

 

IRA 수혜를 입은 브랜드 중에서는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테슬라는 IRA 보조금 혜택 적용 기준에 맞춰 전기차 판매 가격을 5만5000달러 미만으로 설정하기 위해 올해 최대 1만3000달러 파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시행했고, 그 결과 지난 2분기(4~6월)까지 총 46만6000대 판매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전기차 시장 규모 확대와 더불어 전기차 산업 발전 속도 또한 빨라졌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포드, 제너럴모터스(GM),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앞다퉈 현지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55억4000만 달러(한화 약 7조2906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IRA 시행 이후 미국 배터리 생산 능력도 눈에 띠게 커졌다. 유럽과 중국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IRA 혜택을 받기 위해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은 유럽 진출 계획을 접고 미국으로 눈을 돌리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폭스바겐과 노스볼트가 있다. 이들 기업은 미국 프로젝트르 위해 유럽 프로젝트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에너지 기업들의 활동도 왕성해졌다. IRA 시행으로 수요가 급증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태양광 모듈 제조사 퍼스트솔라(First Solar)가 꼽힌다. 퍼스트 솔라 모듈을 사용해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할 경우 생산자는 세액 공제 등 IRA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퍼스트솔라 모듈은 이미 2026년 생산치까지 계약이 완료됐으며 현재 2030년 생산분에 대한 계약까지 체결을 진행하고 있다.


IRA 제조 설비 기준에 맞춰 태양광 셀 제조 산업 발전 역시 가속화하고 있다. 요구 사항을 충족하려면 태양광 전지 셀 역시도 현지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태양광 전지는 태양광 패널이나 모듈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이다. 현재는 중국이 해당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짧게는 24개월 길게는 36개월 이내 미국 태양광 셀 제조 능력은 중국과 맞먹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IRA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안정적인 장기 정책으로 미국 태양광과 풍력 생산 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데 있어 신재생 에너지 생산업체에 많은 신뢰를 주었다고 믿는다"며 "또한 IRA 예산 책정은 향후 10년 동안 최신 청정 기술 기업의 수익성을 크게 향상시킬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일부 태양광 에너지 기업 '울상'…수소 산업 주목도↓

 

하지만 모든 태양광 에너지 기업들의 표정이 밝은 것은 아니다. IRA 혜택 적용을 위해서는 현지 생산 비중과 원산지 출처, 제품별 비용, 마진 정도 등을 태양광 발전소 운영 업체에 공유해야 한다. 민감한 정보라는 점에서 무턱대고 공유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또 상황에 따라 IRA 지침을 적용하기 애매한 경우도 더러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부분 친환경 산업이 IRA 시행 이후 성장을 거듭한 것과 비교해 수소 산업 발전 속도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관대한 생산 보조금에도 불구하고 높은 에너지 가격과 인건비 상승, 생산 복잡성 등에 따른 문제로 인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태양광과 풍력, 전기차 시장과 비교하면 초기 단계에 불과한 수준이다. 현재 미국 수소 산업 전기분해 설비 용량은 0.17GW 미만으로 에너지부와 IEA의 2030년 목표(약 45GW)를 크게 밑돈다.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CCS와 같은 기술적 역량을 기반으로 배출 감소를 의무화하는 새로운 규칙을 발표했지만 숙제가 남았다. EPA의 제안이 법으로 제정되기 위해서는 먼저 CCS의 타당성을 입증해야 한다. 특히 CCS 프로젝트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환경 단체의 요청으로 인해 승인 과정에만 수 년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IRA가 청정 기술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는다"며 "허가 문제, 인플레이션 압력, 공급망 문제 및 전력 상호 연결 대기열 등으로 인한 변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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