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과점 체제 무너지나…31년 만에 새 시중은행 예고

금융당국, 지방은행 시중은행 전환 허용키로
지역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율 규제 낮아져
대구은행, 황 행장 직접 나서 시중은행 전환 의지 피력

 

[더구루=정등용 기자] 5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 중심으로 굳어진 은행권 과점 체제가 무너질 조짐이다. 금융당국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진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로 하면서다. 이미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결정하면서 지방은행들의 중앙 무대 진출이 확산할지 주목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기존 금융사의 시중은행 전환을 허용하는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저축은행이 지방은행으로 전환하는 등 기존 금융사의 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하기로 했다. 은행업계에 신규 플레이어, 즉 ‘메기’를 풀기 위해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춘 것이 이번 방안의 핵심이다.

 

금융당국은 앞서 은행권 과점 체제가 이자 장사에만 치중하는 관행으로 이어졌다는 판단 아래 지난 2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경쟁 촉진 방안을 논의해왔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에 적용되던 지역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율 규제 등이 완화돼 보다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설 수 있다. 또 조달금리도 시중은행 수준으로 낮아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른바 은산분리, 즉 산업자본이 의결권 있는 은행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충족해야 한다. 이 같은 측면에선 대구은행이 해당 조건을 이미 충족해 다른 지방은행 보다 유리한 입장이다.

 

대구은행은 지난 6일 대구 수성구 본점에서 황병우 행장이 직접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중은행 전환에 대한 남다른 의지를 나타냈다.

 

황 행장은 “빠른 시일 내 전환 인가를 신청하겠다”면서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할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컨설팅사와 협업해 시중은행으로서 혁신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은행이 황 행장의 계획대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다면 지난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0여 년만에 새 시중은행이 등장하는 셈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은행 산업을 언제든 경쟁자가 진입할 수 있는 경합시장으로 바꿔 나갈 것”이라며 “실제 경쟁자가 진입하지 않더라도 잠재적 경쟁자에 대해 인식하게 될 경우 경쟁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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