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에 태클 건 웨스팅하우스, 체코 밀월 강화

두코바니 원전용 핵연료 집합체 공급…내년부터 약 7년
체코 러시아산 핵연료 대체 조력

 

[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이 체코 원전 수주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한국수력원자력의 독자 수출에 제동을 건 가운데 웨스팅하우스는 체코에 두코바니 원전용 핵연료 집합체를 공급하기로 하며 현지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체코전력공사(CEZ)와 두코바니 원전 가동에 필요한 핵연료 집합체(연료봉을 포함해 핵연료를 담는 집합장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부터 약 7년 동안 핵연료 집합체를 납품한다.

 

현재 가동 중인 두코바니 1~4호기는 체코슬로바키아 사회주의 공화국 시절인 1980년대 중후반 지어졌다. 러시아의 VVER-440 노형이 적용됐다. 이에 따라 체코는 그동안 러시아로부터 핵연료를 조달했으나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대체 공급선을 찾아왔다. 작년 7월에는 프랑스 프라마톰과 테멜린 원전용 핵연료 집합체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어 올해 웨스팅하우스와 계약을 체결하며 두코바니 원전의 핵연료 집합체 공급사도 교체하게 됐다.

 

웨스팅하우스는 2015년부터 VVER형 원자로용 핵연료 개발을 추진해왔다. 체코·영국·스페인·슬로카비키아 등 다양한 유럽 국가들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이끌고 연구를 수행했다. 2017년 5월 VVER-440용 핵연료 집합체에 대한 개념설계를 승인받고 이듬해 3월 핵연료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체코의 핵연료 확보를 지원하며 이를 기반으로 신규 원전 수주도 노린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 프랑스 EDF와 1200㎿ 이하급 두코바니 원전 사업을 두고 경합하고 있다. 현지 거점을 만들고 체코 기업들과 협력을 다지며 원전 수주에 고삐를 죄고 있다. 막강한 경쟁 상대인 한수원의 수주 기회를 빼앗고자 소송도 서슴치 않았다. 작년 10월 해 미국 컬럼비아특구 연방지방법원에 한국형 원전(APR1400)의 독자 수출을 막아 달라는 지식재산권 소송을 제기했다.

 

한수원은 난감하게 됐다. 지난달 연방 규정 제10장 810절에 따라 미국 에너지부에 제출한 체코 원전 사업 입찰서 정보마저 사실상 퇴짜를 당하며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 없이 단독 수출이 불가능할 위기에 놓였다. 810절은 체코에 원전을 수출하고자 하는 기업이 관련 활동 개시 30일 이내에 에너지부에 신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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