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1분기(1~3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인 포드를 제치고 '톱3'를 차지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판매 감소에도 점유율을 유지했다. 다만 포드가 해당 기간 북미 공장 2곳 가동을 중단하면서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는 점에서 순위 변동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수요 확보를 위한 맞춤형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5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Motor Intelligence)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총 1만4703대를 판매, 3위를 기록했다. 단일 브랜드 기준 현대차는 지난달 출시한 아이오닉6에 대한 신차 효과로 전년 대비 25.0% 자릿수 증가한 8623대를 기록했다. 기아는 IRA에 따른 보조금 문제로 전년 대비 31.1% 감소한 608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1위는 테슬라가 차지했다. 같은 기간 총 16만1630대를 판매했다. 특히 제너럴모터스(GM)는 총 2만670대를 판매, 2위로 도약했다. 현대차·기아에 이어 폭스바겐이 1만4196대로 4위, 포드는 1만866대로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2위였던 포드는 북미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생산 차질로 3계단 하락했다. 전기차 연간 생산 21만대를 목표로 멕시코 공장 생산 설비 확대 작업에 나선 데 이어 배터리 화재 수습을 위해 미시간주 디어본 공장 F-150 라이트닝 생산을 5주간 중단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머스탱 마하-E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7% 감소했다.
현대차·기아는 IRA 시행에 따른 전기차 감소세 대응 방안을 토대로 현지 판매량을 확대, 연말까지 '톱3' 자리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전기차 보조금 혜택 대상 범위에서 벗어난 고소득자를 타깃팅하는 것과 더불어 조립 지역에 관계없이 보조금 전액이 주어지는 리스(Lease)와 렌털(rental) 전기차 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IRA는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법안이다.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 한해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가 세액공제되는 형태로 보조금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북미에서 만들거나 조립된 배터리 부품 50% 이상,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에서 채굴하거나 가공한 핵심 광물 40% 이상을 사용하면 각각 3750달러씩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전기차 보조금 세부 규칙이 추가됐지만 '북미 최종 조립'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전기차를 모두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현대차·기아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특히 현대차는 아이오닉5 후속 모델인 전기 세단 '아이오닉6'를 앞세워 전기차 판매 공세를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통해 '1호 미국산 전기차' GV70 전동화 모델로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아의 경우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브랜드 전용 전기차 모델 'EV6'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현지 공장 내 EV6 생산 라인 구축을 위한 작업에 돌입한 상태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 전 생산 공백을 메우기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1분기 미국 시장에서 총 36만859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9% 성장한 수치로 4위에 올랐다. 단일 브랜드 기준 현대차는 같은 기간 전년 대비 16% 증가한 18만4449대를 판매했고 기아의 경우 전년 대비 19.8% 상승한 18만4146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