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한아름 기자] 글로벌 'K-김치' 성장세가 매섭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김치가 세계 곳곳에서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어서다. CJ제일제당, 대상, 풀무원 등 국내 식품 업계도 해외 사업에 힘을 쏟으면서 김치 수요에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 브릿지 마켓 리서치(data bridge market research)는 11일 세계 김치 시장이 오는 2029년까지 49억960만달러(약 6조123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21년 세계 김치 시장 규모는 33억2300만달러(약 4조1430억원)였다. 8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5%로 점쳐진다.
세계 김치 시장을 이끌 주요 기업으로는 △CJ제일제당 △대상 △풀무원 USA △동원F&B 등 국내 기업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이어 △최스 김치(Choi's Kimchi) △김치 컬쳐 △신토 구르메 등도 선정됐다.
데이터 브릿지는 전 세계 소비자들이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을 두고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치는 대표적인 발효 음식으로, 깊은 맛을 가진 음식이면서 동시에 질병을 예방·치료해 건강한 삶을 돕는 음식으로 인식됐다고 분석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건강 음식을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진 점도 김치 시장 확대에 한 몫했다.
CJ제일제당은 유럽·호주·태국 등 김치 수출국을 늘리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치를 7대 전략 제품으로 삼고 현지 입맛을 고려한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지난달엔 상온에서 12개월간 보관·유통할 수 있는 수출용 '비비고 썰은 김치'를 유럽에 출시했다. 독일과 프랑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영국 등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수출용 전략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김치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단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비비고 김치 수출 규모는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다.
대상 종가는 해외에서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최근 프랑스 인기 프로그램 '톱 쉐프 시즌 10'(Top Chef) 우승자 크리스틴 키쉬(Kristen Kish)와 손잡고 김치의 가치를 전파하고 있다. 지난해엔 미국 채식 레스토랑 더트 캔디(Dirt Candy)가 선보이는 저녁 메뉴에 종가 김치를 내놓으며 김치 알리기에 나섰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친환경 레스토랑 어프리시티(Apricity)와 손잡고 김치 코스 요리도 선보였다. 해외에선 김치 생산 기지도 세웠다. 폴란드 김치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 법인을 설립,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폴란드 김치 공장에선 8년 내 연간 3000톤 이상의 김치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풀무원은 전북 익산에 위치한 김치 공장 ‘피피이씨글로벌김치’의 지분을 100%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내수 및 수출용 김치를 생산하는 핵심 기지였던 피피이씨글로벌김치의 활용도를 극대화함으로써, 글로벌 김치 수출 사업을 본격 강화한단 전략이다.
K-김치 수출액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연간 대미 김치 수출액은 2018년 900만달러에서 2019년 1480만달러, 2020년 2300만달러, 지난해 2820만달러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1월부터 10개월간 대 미국 김치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11월 기준 대미 김치 수출액이 267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50만달러) 늘었다고 밝혔다. 역대 1∼11월 누적 수출액 기준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다. 같은 기간 대미 김치 수출 물량도 7991톤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