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방산 스타트업들이 잇달아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속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방위 산업의 투자 가치가 높아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19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방산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앤듀릴(Anduril Industries)은 최근 시리즈E 자금 조달 라운드를 통해 14억8000만 달러(약 1조9275억 원)의 투자 자금을 유치했다.
이로써 앤듀릴의 기업 가치는 84억8000만 달러(약 11조 원)로 증가했다. 이는 국내 대형 통신사인 SK텔레콤의 시총 약 10조7000억 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앤듀릴은 방산 소프트웨어 개발과 인공지능(AI)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앤듀릴 제품의 핵심은 소프트웨어 시스템 래티스(Lattice)로, 이 시스템은 센서와 드론, 기타 현장에서 정보를 가져오는 명령 허브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래티스는 인공지능과 컴퓨터 비전을 사용, 컴퓨터와 태블릿, 가상현실(VR)을 통해 전장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지원한다.
앤듀릴은 지난 1월 미국 특수 작전 사령부와 드론 시스템 통합 작업을 주도하는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또 다른 방산 스타트업인 쉴드 AI(Shield AI)는 시리즈E 추가 투자 라운드를 통해 6000만 달러(약 782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시리즈E 라운드 총 금액은 2억2500만 달러(약 2934억 원)에 이르며 기업 가치는 23억 달러(약 3조 원)로 평가 받았다.
쉴드AI는 탐사 전문 AI 로봇 및 드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대표 제품인 AI 쿼드콥터 드론 노바(Nova)는 위험한 공간에 인간 대신 먼저 들어가 환경을 탐색하고 비디오를 송출하며 지도를 구성하는 역할을 한다.
미 국방부는 지난 2016년 쉴드 AI를 전술용 드론 프로젝트 참여 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또한 쉴드 AI는 해군 특수부대 정찰 감시 임무에 시범 사업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처럼 방산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데에는 최근 들어 경색된 국제 정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대결 국면과 함께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의 갈등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금리 상승기에도 방산 관련 기업들의 투자 가치는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