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잠식 日자본]② '2652억 적자은행' 산 J트러스트…미래·JT친애 연결고리(?)

-2012년 미래저축은행 자산·부채 이전…후지사와 사장 직간접 지분 39.3%
-김찬경 전 회장 '건설사 오너' 후지사와 사장 '의대 졸업'

 

[더구루=오소영 기자] 국내 저축은행과 대부회사에 풀린 일본계 자금이 지난해 17조원을 넘어섰다. 서민금융 시장의 22%를 일본이 차지한다. 자산 기준 업계 상위권인 SBI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등도 일본계다. 국내 회사들이 '고리대금업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두려워 진출을 망설이는 사이 일본에 서민금융 시장을 빼앗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일뉴스가 서민금융 시장을 잠식한 일본계 은행을 전격 해부해봤다. -편집자 주.

 

한해 당기순손실이 2652억원에 달하는 부실 은행의 자산·부채를 인수해 국내에 진출한 기업이 있다. 일본 금융회사인 J트러스트의 이야기다. J트러스트는 영업정지를 당한 미래저축은행을 자산∙부채 이전(P&A) 방식으로 사 JT친애저축은행으로 재탄생시켰다. 일본 자본이 들어오며 대주주는 바뀌었지만 한 가지 변함없는 사실이 있다. 비금융인 출신이 대주주로 있다는 점이다. 

 

◇日로 넘어간 미래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의 전신은 미래저축은행이다. 당시 김찬경 회장이 1999년 제주도에 기반을 둔 한국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해 2000년 미래저축은행으로 상호를 바꿨다.

 

미래저축은행 대주주 지분이 공개된 가장 최근 보고서는 2006년 감사보고서다. 그해 6월 기준 김 전 회장이 지분 14.6%를 가져 최대 주주였다. 이어 정수진씨 12.92%, 홍기섭씨 9.49% 등이 지분을 가졌다.

 

미래저축은행의 운명은 2012년 바뀌었다. 금융감독원은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이 1% 미만으로 부실하다며 미래저축은행을 퇴출시켰다. 김 전 회장은 수천억원 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J트러스트는 주인이 사라진 미래저축은행에 관심을 보였다. 이 회사는 그해 7월 미래저축은행의 자산·부채 계약 이전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10월  계약 이전을 마무리하고 '친애저축은행'이란 이름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친애저축은행은 2014년 6월 기준 J트러스트의 자회사 KC카드(현 J트러스트카드)가 지분 100%를 보유한다. 이듬해 상호를 JT친애저축은행으로 변경했다.

 

◇J트러스트 한국 진출 '고삐'

 

J트러스트는 한국 진출을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 지난 2009년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를 통해 국내에 발을 디뎠다. 예쓰저축은행 입찰에도 참여한 바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인수에는 실패했다.

 

J트러스트는 올 3월 말 기준 일본 NLHD 주식회사가 25.22%의 지분을 가져 1대 주주에 올라있다. NLHD는 후지사와 노부요시 J트러스트 사장이 100% 출자한 회사다. 후지사와 사장이 J트러스트 지분 14.08%를 보유하는 점을 고려하면 직간접적으로 39.3%를 행사하는 셈이다.

 

이외에 헤지펀드인 타이요 한에이 펀드 4.82%, 미국 스테이트 스트리트 은행 3.92%, 타이요 펀드 3.60% 등으로 구성된다.

 

◇'건설사 대주주-의대 출신' 이색 경력 '이목'

 

JT친애저축은행의 주인은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갔으나 비금융업 출신인 인물이 대주주로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미래저축은행을 이끌던 김찬경 전 회장은 원래 건설사 오너다. 태산건설의 대주주로 1999년 금융업에 진출했다.

 

J트러스트의 대주주인 후지사와 사장 또한 동경대 의학부를 졸업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모기지 회사에 입사해 고속승진하며 훗날 금융 사업에 나섰다.

 

2012년 이후 두 사람의 희비는 분명히 엇갈렸다. 김 전 회장은 중국 밀항 시도와 학력 위조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배임·횡령 혐의로 2014년 징역 8년형이 확정됐다.

 

후지사와 사장은 공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로 J트러스트를 대형 금융사로 키워냈다. 국내에는 2012년 미래저축은행을 기점으로 2014년 하이캐피탈 대부 및 KJI대부금융, SC저축은행·SC캐피탈 인수를 마치며 영향력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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