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구루]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넥스트 레벨'을 꿈꾼다

이 행장, 영업·재무 업무 두루 거쳐
어윤대 전 회장 비서실장 지내기도
KB스타뱅킹 성패, 빅테크 경쟁 가늠자

 

[더구루=정등용 기자] 작년 7월 금융권에서 화제가 된 영상이 있다. KB국민은행이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웹드라마 '광야로 걸어가(KWANGYA)'다. 이 영상은 인기 걸그룹 에스파(aespa)의 히트곡 ‘넥스트 레벨(Next Level)’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웹드라마가 펼쳐지는 공간은 'KB 광야점'이란 메타버스 가상세계다. 등장인물은 국민은행 고객들의 데이터로 만들어진 각자의 아바타 'ke(케이)'다. 미래 금융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국민은행의 모습은 물론, 실제 배우들을 통해 현실과 광야를 넘나드는 청춘 로맨스를 표현했다.

 

KB국민은행이 이 같은 웹드라마를 제작한 데에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고객 유치를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엔 작년초 최연소 KB국민은행장으로 부임한 이재근 행장이 있다.

 

 

◇젊음·재무능력·정무감각 두루 갖춰

 

이재근 행장은 1966년생으로 한용구 신한은행장과 함께 4대 시중은행장 중 젊은 축에 속한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1963년생,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1962년생이다.

 

이 행장은 영업본부와 재무부서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으며 리더십과 전문성이 검증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그룹도 이 행장 선임 당시 '그룹내 주요 핵심직무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으로 조직 운영 전반의 탁월한 강점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어윤대 전 KB금융그룹 회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하던 시절에는 예리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탁월한 정무감각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 행장은 작년 1월 취임 당시 △서비스 경쟁력 강화 △성장 사업모델 강화 △젊고 역동적인 조직문화 △사회적 책임 등 4가지를 핵심 경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불조심이라는 구호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난로 옆에 모래주머니를 쌓고 소화기를 두자는 구체적이고 실행력 있는 전략 실천에 다 같이 함께 하자는 당부를 드린다”며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주문하기도 했다.

 

◇빅테크와의 경쟁, KB스타뱅킹 운명은?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은 이 행장이 재임 기간 가장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 행장도 지난 2021년 말 은행장 내정 소식이 전해진 직후 “3개월 이내에 핀테크 업체에 뒤지지 않는 앱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KB국민은행의 모바일 앱인 ‘KB스타뱅킹’의 성공 여부가 이 행장의 디지털 성과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B스타뱅킹은 지난 2021년 10월 대대적 개편 이후 일부 시스템을 바꾸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KB금융그룹 전체의 디지털 플랫폼 방향성을 담는 방식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 행장은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을 위해 조직 개편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12월 조직 개편에선 부서급 본부를 단순화하고 데브옵스(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운영가 연계해 협력하는 개발 방법) 조직을 확대했다.

 

특히 데브옵스 조직 확대는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이 행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유연한 본부 조직 운영을 위해 ‘단-실-센터-부-유닛’의 부서급 본부 구성을 ‘센터-부’로 단순화했다.

 

이 외에 이 행장은 해외법인 이익 증대와 대안신용평가 고도화를 통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확대, 자산관리(WM) 등의 활로 모색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장기적인 대출 전략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넘버원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

 

이런 가운데 이 은행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넘버원(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2023년 시무식에서 "기본과 원칙의 바탕 위에서 강추위에 견딜 수 있는 '체력'을 다지고, 미래의 성장을 견인할 '실력'을 키워서 KB의 더 큰 도약을 도모하는 '용수철 같은 자세'가 필요하다"며 "1등 금융플랫폼을 향해 새해 힘차게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넘버원 금융플랫폼 도약을 위한 4대 핵심 경영방향도 제시했다.

 

먼저 '고객접점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 행장은 "스타뱅킹, 리브 넥스트, KB Wallet, KB부동산 등과 같은 우리 KB 플랫폼들이 가진 서비스 역량을 계속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티맵모빌리티와 같은 이종 업종과의 제휴·투자에도 적극적으로 임해 나자가"고 했다.

이어 '본원적 경쟁력 강화' 노력도 당부했다. 은행 수익의 중추인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부문이 확고한 시장 지위를 지켜나가기 위해 현장 세일즈 파워 강화에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하며,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경영관리 시스템 고도화', '미래지향적 기업문화 구축'도 올해 경영 전략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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