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매출 성장률 내년까지 '폭락'

1분기 매출, 7분기만에 하락…가트너, 내년 3.6% 성장률 전망
AMD·엔비디아 주문 축소…8인치 주문 취소 증가
마이크론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

 

[더구루=오소영 기자] 글로벌 반도체 매출 성장률이 3년 연속 하향세를 그릴 것으로 관측된다. 휴대폰과 PC, 태블릿PC의 출하량이 줄고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수요가 둔화된 탓이다. 코로나19 이후 극심했던 수급난은 하반기부터 해소되는 분위기다.

 

31일 코트라 실리콘밸리무역관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은 올해 1분기 1593억400만 달러(약 207조원)로 전분기 대비 0.03% 하락했다.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20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가트너는 글로벌 반도체 매출 성장률이 지난해 26.3%에서 올해 13.6%, 내년 3.6%로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업황은 좋지 않다. 수요는 침체되고 있다. 올해 휴대폰과 PC, 태블릿PC의 출하량은 전년 대비 7.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여파로 당분간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미국 AMD와 엔비디아는 대만 TSMC에 주문을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AMD는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에 쓰일 5나노미터(㎚·10억분의 1m) 기반 반도체 주문은 유지하지만 그래픽처리장치(GPU)용 6·7나노는 축소한다. 엔비디아는 가상 화폐 채굴용 GPU 출하량을 감축하며 칩 주문을 조정하기로 했다.

 

수요가 둔화되며 반도체 품귀 현상은 해소되는 분위기다. 미국 블룸버그는 최근 서스퀘하나 파이낸셜 그룹(Susquehanna Financial Group)의 발표를 인용해 "지난달 반도체 리드타임(주문 뒤 생산해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27주를 기록해 5월에 비해 하루 줄었다"라고 보도했다. 완성차 공장의 셧다운을 야기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의 리드타임은 가장 많이 줄었다. 전력반도체(PMIC)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스마트폰용 반도체 품귀가 오는 하반기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무선통신칩(RFIC)을 포함한 5세대(5G) 이동통신 관련 칩셋의 재고 규모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일부 부품은 가격이 인하돼 연초와 분위기가 다르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반도체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수급난 완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은 520억 달러(약 68조원)의 보조금 제공을 약속하는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CHIPS Act)을 앞세워 인텔을 비롯해 주요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반도체장비재료협회는 현재 건설 중인 시설이 모두 가동되는 2024년 이후부터 전 세계 반도체 생산 용량이 약 4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부문 공급 부족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8인치 웨이퍼의 용량은 약 21% 증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온다. 산자이 메로트라(Sanjay Mehrotra)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실적발표회에서 "하반기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사용되는 첨단 메모리 반도체가 과잉 공급될 수 있다"라고 밝혔었다.

 

파운드리 산업 전망도 변화가 감지된다. 특히 올해 초만 하더라도 디스플레이 구동 반도체(DDI)와 이미지센서(CIS), PMIC 생산에 쓰이는 8인치 파운드리 공정의 수익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주문 취소 사례가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하반기 파운드리 공정의 가동률이 일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운드리 업체는 통상 6개월 단위로 주문을 받는데 지난 1월 수요 조사에서 하반기 6개월치 주문을 모두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