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베트남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 현상 등으로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며 판매가 크게 감소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베트남 합작사 현대탄콩(TC MOTOR)은 지난달 베트남 시장에서 총 4278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34% 감소한 수치다.
브랜드 베스트셀링카인 소형 세단 모델 액센트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전년 대비 40.5% 급감한 1086대를 기록했다. 현지 인기 모델인 해외 전략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크레타와 준중형 SUV 모델 투싼 역시 각각 830대, 479대로 전년 대비 14.8%, 26.2% 하락했다.
특히 액센트의 경우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1만240대로 토요타 소형 세단 모델 비오스(1만1937대)와 코롤라 크로스(1만913대)에 밀리며 3위에 그쳤다. 4위부터 10위는 △빈패스트 파딜(9566대) △혼다 시티(9439대) △미쓰비시 엑스펜더(9084대) △기아 셀토스(7899대) △마쯔다 CX-5(7797대) △기아 K3(7439대) △포드 레인저(6433대) 순으로 집계됐다.
승용차뿐 아니라 상용차 판매도 급감했다. 같은 달 전년 대비 23.8% 하락한 998대 판매를 나타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북부 닌빈성(Ninh Binh)에 위치한 현대탄콩 자동차 조립 공장은 현지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현지 볼륨 모델 '코나'는 부품 수급 문제로 판매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본보 2022년 6월 14일 참고 현대차, 코나 베트남 판매 잠정 중단…공급망 차질 직격탄>
업계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점진적 안정화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공급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누적 판매량이 전년 대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상반기(1~6월) 베트남 시장에서 전년 대비 6.5% 증가한 3만6387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지난 2019년 이후 3년 연속 토요타를 제치고 베트남 1위를 수성하고 있으나 최근 공급난으로 4년 연속 1위 달성 목표가 흔들리고 있다"며 "현대차 특유의 발빠른 대응 능력을 토대로 위기 극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