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재점화되며 국제 금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중국 중앙은행의 매입 활동이 두드러지면서 금 시장 내 중국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1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104%에서 21%포인트 오른 수치로, 다른 국가에 대해서는 관세 유예 조치를 병행하며 사실상 중국만을 겨냥했다.
이에 중국은 "일방적 괴롭힘"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확대됐다. 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 직후인 지난달 10일에는 금값이 장중 온스당 3171.49달러(약 450만원)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다 지난달 23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미중 간 고율 관세 지속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도 무역 긴장 완화에 열린 태도를 보이면서 금 가격은 다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당시 금 가격은 3% 하락한 3281.6달러(약 466만원)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에 대해 견해차를 보였던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해임 위협을 철회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됐다.
금 시장의 또 다른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금 매입을 재개해 1분기에는 총 12.8톤을 추가 확보했다. 공식 금 보유량은 2292톤으로, 전체 외환보유액의 6.5%를 차지한다. 달러 중심 체제에서 자산 다변화를 추진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민간 부문에서는 중국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부각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금값 움직임이 대부분 중국 시장 개장 시간대에 발생했다"며 "중국 주도의 매매가 금값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투자자들은 지난달 22일 금 가격이 온스당 3500달러(약 496만원)를 돌파했을 때 상하이금거래소(SGE)와 상하이선물거래소(SHFE)를 통해 120만 온스 규모를 매입했다. 이어 이달 노동절 연휴 전에는 100만 온스를 매도하면서 금 가격이 3220달러(약 456만원) 수준으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