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베트남 경제부총리가 현지 진출에 공들이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연이어 만나며 베트남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효성에 이어 롯데, GS건설, 한화에너지, 아주산업 등을 만나 사업 현황을 살피고 추가 투자를 논의한다.
◇신동빈 회장 회동… 상호 협력 약속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브엉 딘 후에(Vuong Dinh Hue) 경제부총리는 지난 19일부터 한국을 방문 중이다. 후에 부총리는 재무부와 투자기획부, 중앙은행 등을 관할하는 베트남의 경제 컨트롤 타워로 알려져 있다. 오는 23일까지 국내에 머물며 효성과 롯데, GS건설, 한화에너지, 아주산업 등 재계를 돌 전망이다.
후에 부총리는 이미 지난 19일 조현준 효성 회장을 만나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도 면담을 진행했다.
신 회장은 이번 면담에서 복합쇼핑몰 롯데몰 하노이와 베트남 농산물 개발 사업 등에 대해 설명하고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후에 부총리는 "롯데 그룹의 베트남 투자를 높이 평가한다"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식품과 외식, 유통, 서비스 등 다양한 부문에서 16개 계열사가 베트남에 진출해 있다. 롯데GRS는 베트남 전역에 200개 이상의 롯데리아 점포를 거느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8년 진출 이후 14개 점포를 열었고 2020년까지 87개로 늘릴 계획이다. 호텔롯데는 2013년 호찌민 레전드호텔을 인수해 이듬해 롯데호텔 하노이를 열었으며, 롯데면세점은 다낭공항점과 냐짱공항점에 입점한 상태다.
롯데자산개발은 베트남 호치민시에 2조원 규모 에코스마트시티를 짓는다. 약 10만㎡ 규모 용지에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호텔, 오피스, 주거시설 등이 들어간다. 앞서 2014년에는 하노이에 베트남 전통의상을 본떠 지상 63층 랜드마크 복합빌딩 롯데센터 하노이를 지은 바 있다.
◇건설·태양광 등 협력 모색
후에 부총리는 우무현 GS건설 사장, 류두형 한화에너지 대표이사도 만날 전망이다. 우 사장은 나베신도시와 베트남 비티(Build Transfer·도로 건설 및 부동산 개발 사업)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호치민시에서 티비오(TBO), 호치민 메트로, 밤콩 브릿지 등 도로와 철도, 교량 등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또 올해 나베신도시에에 대한 설계·시공 관련 인허가를 마치고 내년 분양을 시작할 계획이다.
나베신도시는 현지에서 한국 기업이 단독으로 추진하는 첫 신도시 프로젝트로 주목을 받았었다. 2004년 호찌민 인민위원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금융위기 등으로 한동안 사업이 삐걱거렸다. 최근 베트남에서 외국인 부동산 매매 허용으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찾으면서 개발이 진행됐다.
류 대표는 베트남에서 태양광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에너지는 베트남 롱안성 지역에 100㎿ 규모 태양광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4년 싱가포르에 이어 4년 만에 베트남 호치민에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아주산업은 누가 면담 자리에 나올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문규영 회장이 직접 후에 부총리를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주산업은 베트남 호치민에 고강도 콘크리트 파일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베트남 북부의 콘크리트 파일업체인 민득과 경영 효율 증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맺고 하노이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