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중국 당국이 승용차 제조사 외자 지분 제한을 폐지하면서 독일 BMW그룹이 기아에 이어 중국 합작사인 '화천BMW'(华晨宝马) 지분을 대폭 늘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BMW그룹은 중국 파트너사인 화천자동차(华晨汽车)와 새로운 합작 계약을 체결하고 화천BMW의 지분율을 75%까지 확대했다. 새로운 합작 계약의 유효 기간은 오는 2040년까지로 화천차의 지분율은 25%로 조정됐다.
앞서 BMW그룹은 지난 2003년 화천차와 화천BMW를 설립하고 각각 50%씩 지분을 나눈 바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화천BMW의 실적은 BMW그룹 재무 실적에 연결된다. 이는 BMW그룹 자동차 부문 매출 증가로 이어지며 기존 매출보다 70억~80억 유로(한화 약 9조5344억~10조8964억원) 늘어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화천BMW는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BMW와 미니 브랜드 차량 총 84만6237대를 판매, 럭셔리 브랜드 1위에 올랐다. 이 중 신에너지차(NEV) 판매량은 4만8000대 이상으로 전년 대비 69.6%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BMW 순수전기차 'iX3'의 경우 2만1000대가 팔려나갔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화천BMW의 실적 또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BMW그룹의 매출은 예상보다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MW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중국 시장에 순수전기차 12개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2025년까지 중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4분의 1을 순수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에 앞서 기아는 지난 7일 위에다그룹과 옌청 공장 수출 지원 확대와 신형 전기차·SUV 출시 등을 골자로 한 협약을 체결하고 현지법인의 합작 구조를 개편했다. 기존 합작법인은 기아, 둥펑, 장쑤위에다그룹이 각각 50대25대25 비율로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 둥펑자동차가 지분을 위에다그룹에 매각하면서 기아·위에다가 50대50으로 지분을 나눠 가졌다. 지분구조를 단순화해 효율성을 증대하겠다는 전략이 담겼다.
기아는 이를 계기로 전기차 판매를 강화하고 중국 시장 재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중국 장쑤성 옌청시 소유 국영기업인 위에다가 이번 지분 확대를 발판삼아 기아의 재도약을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
기아는 먼저 오는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 합작사의 새 사명과 로고를 발표하고 쇼룸과 매장 개선과 미디어 광고 등을 통해 중국 내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나선다. 주력 판매 차종도 중국 현지 특화 모델에 더해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증명한 모델 스포티지와 카니발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내년부터는 전기차 EV6 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 6종의 전기차 신차를 중국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처럼 기아와 BMW그룹이 합작사들의 지분을 새롭게 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올해부터 중국 정부가 승용차 제조 분야의 외자 지분 제한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현지 합작사의 지분을 일부 조정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