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올해 미국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 광고 키워드는 모두 '전기차'로 통일됐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규모 확대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슈퍼볼을 통해 일제히 자사 전기차를 광고했다. 전동화 전략에 따라 전기차 판매 중심으로 넘어가기 위한 수순이다.
슈퍼볼은 평균 시청자 수가 1억명을 웃돌고 미국 내 시청률은 40~70%에 달하는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다. 올해 광고 비용은 30초당 650만달러(한화 약 77억원)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청률이 저조했던 작년엔 30초당 550만달러(약 65억원)였다.
먼저 기아는 '로보독'(Robo Dog)과 E-GMP 기반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 'EV6'의 극적인 만남을 통해 전기차 브랜드로 거듭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EV6의 대표 기능인 V2L도 보여줬다. V2L 기능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다. 통합 충전 시스템(ICCU)과 차량 충전관리 시스템(VCMS)을 통해 별도의 추가 장치 없이 외부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본보 2022년 2월 4일 참고 기아, 슈퍼볼 '로보독 광고' 최종본 공개…EV6 판매 이끈다 [영상+]>
특히 이번 광고는 기아의 공익사업 활동인 '엑셀레이트 더 굿 프로그램'(Accelerate The Good Program) 일환으로 제작된 만큼 동물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이어졌다. 앞서 기아는 현지 반려동물 입양 단체인 '펫파인더 재단'(Petfinder Foundation)과 파트너십을 맺고 올해 슈퍼볼 광고에 유기 반려동물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BMW는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제우스를 등장시켰다. 제우스는 신들 중에서도 최고신으로 전기를 다루는 데 능숙한 인물이다. 제우스역은 아놀드슈워제네거가 맡았다. 짧은 코믹 영화를 보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웃음에 포인트를 준 것이 이번 광고의 특징으로 전기 준대형 SUV 모델 'iX' 홍보에 초점을 맞췄다.
닛산은 캐나다 유명 영화 배우 유진 레비(Eugene Levy)와 함께 준중형 전기 SUV 모델 '아리야'의 디자인과 성능에 초점을 맞춘 영상을 제작했다. 광고 속에서도 본업과 동일한 영화배우로 나오는 유진 레비는 아리야를 타고 악당들로부터 탈출하는 등 스릴 넘치는 모습을 담았다.
스페인 전기차 충전소 기업 '월박스'(Wallbox)도 올해 슈퍼볼 광고를 진행했다. 자사 베스트셀러 전기차 소형 충전기 '펄사플러스'(Pulsar Plus) 홍보를 위해서다. 완성차 업체는 아니지만 전기차라는 공통 분모를 가졌다.
월박스 광고 영상에는 10년 전 벼락을 맞은 실존 인물 세스 토마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벼락을 맞은 뒤 공포증이 생겨 전기 스위치와 콘센트를 멀리하던 세스 토마스는 월박스 충전기 덕에 마음 편하게 전기차를 충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밖에 미국 최대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사업자 카바나(Carvana)도 이번 슈퍼볼 광고에 참여해 중고차 구매자의 고충을 담은 코믹한 영상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