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인수'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 佛군사훈련 출동 '논란'

규정상 사람에게 해 끼치는 활동 참가 불가
현대로템 등 우회 통해 군사용 개발 가능성

 

[더구루=김도담 기자]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미국 로봇 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보행 로봇 '스팟'이 프랑스의 한 군사훈련에 쓰였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자사 로봇을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활동이나 훈련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 있어 이번 군사훈련 참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새 최대주주가 된 현대차그룹이 현대로템 같은 현대차그룹 방위산업 계열사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로봇 기술을 군용화하리란 전망도 나온다.

 

프랑스의 육군·헌병대 장교 양성 고등교육기관인 생시르 사관학교는 지난 7일(현지시간) 자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난 3월30~31일 4족보행 로봇 '스팟'과 함께 진행한 군사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훈련생이 엄폐물 안에서 총을 겨누고 작전을 펼치는 가운데 스팟이 바로 옆에서 무언가를 수행하는 듯한 사진들이 공개됐다.

 

이 이미지가 논란이 된 것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모든 제품의 사용자 라이선스에 '자사 로봇이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어떤 활동이나 시뮬레이션에도 참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이번 군사훈련 참가가 이를 위배했을 가능성 때문이다. 회사는 군대가 자사 로봇을 사는 것까지는 허용하지만 그 목적을 구조나 엔지니어링 목적으로 제한해두고 있다. 생시르 사관학교가 공개한 사진만 봤을 땐 '스팟'에 어떤 무기도 장착하지 않은 채 정찰 등 활동만 수행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군사훈련에 참가하는 그 자체로도 라이선스 위배 가능성이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프랑스 생시르 사관학교가 스팟을 군사훈련에 활용한 걸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이 학교가 스팟을 보유하고 있는 건 보스턴 다이내믹스로부터 직접 산 게 아니라 유럽 내 로봇 유통기업 샤크 로보틱스로부터 공급 받았기 때문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지 언론의 관련 질문에 '우리 역시 인터넷을 통해 이 사실을 인지했으며 제품의 군사적 사용에 대한 기조가 바뀐 것이 아니라고 답했다. 또 이번 일을 자사 로봇을 구매하는 군 관련 기관이 로봇의 사용 규칙을 허용범위 이내에서 더 명확히 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유럽 현지언론 등에선 그러나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보유한 첨단 로봇 기술이 결국엔 군사용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현지 로봇업계 관계자는 현지 언론을 통해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자사 방침에 따라 민간 시장에 남을 수 있겠지만 이 회사가 보유한 기술은 군대가 포기하기엔 너무 매력적이다'라며 '보스턴 다이내믹스 보유 기술은 오래지 않아 직접 혹은 현대로템 등을 통해 우회하는 방식으로 군대에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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