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적자' 공항공사 예산 낭비 '도마 위'

산업안전보건 관리비로 고가 선글라스·안마기 구매…예산 목적과 배치
'코로나 여파' 2년 연속 손실·부채 비율 상승 전망

 

[더구루=오소영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직원들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써야 할 산업안전보건 관리비 예산을 업무 관련성이 적은 선글라스와 안마기 구매에 투입했다. 체육 행사에도 사기 진작을 이유로 예산을 초과해 비용을 지출했다. 16년 만에 적자를 보고도 예산 절감에 소홀해 재무 구조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지난달 말 내부감사에서 산업안전보건 관리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해 논란이 됐다.

 

공항공사는 2019년 3월과 2020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비행장시설팀에 나눠줄 선글라스를 구매했다. 선글라스에 141만원, 시력교정용 선글라스 렌즈에 37만원 등 총 179만원을 썼다.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고자 목안마기와 손안마기 각 2개, 허리지지대 17개도 샀다. 구매액은 총 103만원이었다.

 

감사실은 선글라스와 안마기·허리지지대 구입이 산업안전보건 관리비 사용 목적에 어긋난다고 봤다.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의 산업재해와 건강 장해를 방지하고자 산업안전보건 관리비를 배정하도록 하고 있다.

 

공항공사는 자외선 노출을 우려해 선글라스를 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감사실은 선글라스를 구매한 배경에 눈 보호 외에 시공을 편리하게 하려는 의도가 포함돼 산업안전보건 관리비에 해당할 수 없다고 봤다.

 

선글라스가 업무에 필수적이더라도 9만원이 넘는 제품을 살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개인 선호도를 고려해 비싼 선글라스를 구입함으로써 공항공사는 최저 가격(3만7273원) 대비 예산을 66만원 이상 낭비했다.

 

안마기와 허리지지대 또한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직원들의 복지를 고려한 물품으로 보기 어렵다고 감사실은 지적했다.

 

공항공사는 지난해 추계 체육 행사에서도 예산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당초 체육 행사 시행계획안을 통해 1인당 일정액을 지급하기로 했다. 실제 지출은 초과됐다. 7개 팀이 최소 6만원에서 최대 40만원 이상 추가로 썼다.

 

공항공사는 규정에 어긋난 물품 구입과 계획보다 늘어난 행사 비용으로 예산 절약에 미흡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공항공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 수요가 최저점을 찍으며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공항공사는 지난해 426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재무 전망 자료를 보면 올해 당기순손실은 8609억원으로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 비율도 지난해 46.5%에서 올해 73.3%로 26.8%포인트 상승이 전망된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