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도담 기자] 기아차가 내년 4월께 중국에서 소형 SUV 셀토스의 전기차 버전인 '셀토스EV'를 처음 선보인다. 전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의 전기차 격전지가 벌어지는 중국 시장에 신차로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최근 내년 4월께 중국에서 '셀토스EV'를 세계 최초 공개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 변수가 있지만 이변이 없는 한 내년 4월 열리는 상하이모터쇼가 데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셀토스는 지난해(2019년) 7월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미국과 중국, 인도 시장에 차례로 출시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 SUV다. 현재는 배기량 1.4~2.0ℓ의 가솔린·디젤 엔진을 탑재한 내연기관 모델밖에 없지만 개발 당시부터 전기차 파생모델 개발을 염두에 뒀었다.
기아차 중국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이미 장쑤성 옌청(鹽城)공장에서 지난 8월부터 셀토스EV 양산 체제를 갖췄다. 원래 연내 출시 계획도 있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을 우려해 내년으로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한해 배터리는 중국 배터리 회사 CATL로부터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중국 회사의 배터리를 공급받아야 한다. 다만, 중국 정부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는 추세여서 추후 교체 가능성도 있다.
셀토스EV는 39.2킬로와트시(㎾h)급과 56.5㎾h급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 도심형과 장거리형으로 나뉜다. 장거리형은 유럽(NEDC) 기준 한 번 충전으로 최장 450㎞를 달릴 수 있다.현대 코나EV나 기아 니로EV는 39.2㎾h급 배터리, 현재 중국에서 판매 중인 K3 EV는 56.5㎾h급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국내 및 중국 기준으론 주행가능거리가 일부 달라질 수 있다. 동급 전기차 현대 코나EV는 한 번 충전에 최장 406㎞(국내기준·도심형은 254㎞)를 달릴 수 있다.
차체는 기본적으로 내연기관 모델의 틀을 유지하되 공기역학적인 측면을 다듬어 효율을 극대화한다. 또 안팎에 파란 색 포인트를 줘 EV 모델임을 강조한다.
기아차가 셀토스EV 세계 최초 공개 장소를 중국으로 정한 건 중국 전기차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한 것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일 뿐 아니라 정부가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신에너지차) 보급 확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 기준 중국에서 차를 팔려면 전체 판매량의 12%는 전기차를 비롯한 신에너지차여야 한다. 중국 정부는 아예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자동차 회사도 이에 발맞춰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독일·일본차는 앞다퉈 전기차 라인업을 늘리고 있으며 테슬라는 아예 올초 중국 상하이시에 전기차 공장을 완공하고 생산을 시작했다. 현대차도 올 11월 중국 국제수입박람회(CIIE)를 통해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을 발표했다.
셀토스EV가 중국에 출시하면 셀토스의 전신 격 모델인 'KX3 EV'를 대체할 수 있다. 중국 전략 소형 SUV인 KX3의 전기차 버전 KX3 EV는 지난 2018년 말 현지 출시해 현재도 판매 중이다. 45㎾h급 배터리 탑재로 한 번 충전에 300㎞를 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