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도담 기자] "우린 가장 어린 럭셔리 (자동차)브랜드인 만큼 (만 40세 이하) 밀레니얼 세대에게 관심을 끄는 게 핵심이다."
마크 델 로소(Mark Del Rosso) 제네시스 북미 총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언론 연합(APA)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전했다.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2015년 출범한 이후 5년째를 맞는 고급차 브랜드다. 북미 시장 기준으론 2016년 이후 4년이다. 역사가 100년이 넘는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아우디 등 유럽 고급차 브랜드는 물론 캐딜락, 링컨, 렉서스 같은 미국·일본 고급차 브랜드의 역사에도 크게 못 미치는 고급차 브랜드의 '막내'다. 전통, 이른바 헤리티지(heritage·유산)를 중시하는 고급차 브랜드 시장에선 극복하기 어려운 약점을 안고 있는 만큼 차별화한 전략이 필요하며 그 키는 밀레니얼 세대가 쥐고 있다는 게 로쏘 CEO의 판단이다.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는 1981~1996년생(2020년 기준 만 24~39세)을 일컫는다. 통상적으로 디지털에 친숙하기 시작하며 전통 광고보다는 소셜 네트워크를 신뢰하고 브랜드를 상대적으로 덜 중시하는 만큼 제네시스가 새롭고도 고급스러운 경험을 제공한다면 충분히 설득이 가능하리란 것이다.
로쏘는 "기존 브랜드(Legacy)는 오히려 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을 끄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는 오히려 그 같은 부담이 없다"며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는 젊음과 경이로움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방식의 판매를 강화함으로써 젊은 부유층에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고급차를 체험케 하겠다는 것이다.
제네시스의 북미 시장 기반은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 판매 차종도 G70, G80, G90 등 중형 및 대형 세단 3종밖에 없고 그나마 현대차 매장 내 별도 공간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2019년) 미국 시장에서만 2만1233대를 판매하며 그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기존 고급차 판매량에는 크게 못 미친다. BMW는 지난 한해 미국 시장에서만 총 32만5000대를 팔아치웠다.
제네시스는 그러나 곧 첫 SUV 모델인 GV80을 북미 시장에 선보인다. 북미 시장에서 주류로 불리는 SUV 시장에 처음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다. 제네시스는 곧이어 한 체급 낮은 SUV 'GV70' 출시도 확정해 놓은 상태다. GV80의 전기차 버전인 eGV80(가칭)도 1년 내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로쏘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이 같은 계획이 우리에게 큰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네시스 별도 판매망 구축 계획도 언급했다. 로쏘는 "(제네시스가) 현대차그룹의 일원이라는 건 복 받은 일이지만 제네시스가 크려면 제네시스만의 깃발을 꽃아야 한다"며 "18개월 이내에 별도의 시설과 직원이 있는 첫 독립 매장의 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네시스는 지난 3분기 미국내 판매되는 고급차 브랜드 중 판매 최하위를 기록했다. 반면 렉서스는 7만5285대를 판매, 고급차 브랜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6만9631대를 판 메르세데스-벤츠가 차지했고, BMW(6만9570대)와 테슬라(6만4000대)가 뒤를 이었다. 제네시스의 경우 미국에서는 3분기에 3745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