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향서 접수"…인도 주정부의 '철강사 설립' 군불때기?

현대제철·타타스틸·아르셀로미탈 등 국내외 철강사와 비공개 회의 진행
포스코·현대제철, 합작사 설립 제안 '시큰둥'…국내 실적도 저조 

 

[더구루=길소연 기자]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가 글로벌 주요 철강사들과 통합제철소 설립 관련 비공개 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일부 업체로부터 투자의향서(EOI)까지 접수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글로벌 철강업계가 실적 악화로 투자할 여력이 없음에도 주정부가 지역의 주요 현안인 제철소 설립을 위한 '군불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22일(현지시간)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정부는 통합 제철소 설립을 위해 국내외 철강사로부터 투자의향서(EOI)를 접수 받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비공개 회동도 수차례 진행했다고 전했다.

 

주정부 관계자는 "다수의 국내외 철강 생산업체들이 카다파 지역 안드라프라데시 고급 철강공장과 합작하는 통합 제철소 설립 제안을 두고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비공개 회의에는 현대제철을 포함해 타타스틸, 아르셀로미탈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회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안드라프라데시주는 현대제철을 비롯해 포스코 등 국내 기업에 제철소 설립 협력을 꾸준히 요청했다. 인도는 철강 관련 기술이 부족해 자동차 강판 등을 수입에 의존한다. 이에 제철 원료인 철광석과 공장 부지 등을 제공하는 대신 한국 기업이 제철소 설비와 기술을 제공하기를 원하고 있다. <본보 2020년 4월 14일 참고 인도, 포스코·현대제철에 끊임없는 '러브콜'…"제철소 지어 달라">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철강사 제안과 달리 국내 철강사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저조한 실적을 내면서 해외 투자 여력이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포스코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별도 기준 사상 첫 적자를 냈다. 포스코는 올 2분기 별도 기준 108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5조88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1.3%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66억원으로 98.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포스코는 또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로 이전 분기 대비 조강 및 제품 생산량도 각각 127만t, 87만t 줄였다. 판매량은 85만t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 열연사업을 정리했다. 박판 열연의 상업생산을 개시한 지 15년 만에 당진제철소 전기로 열연공장(박판열연) 가동을 일시 중단한 것. 역시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주 물량이 줄어 감산을 지속했음에도 원가 부담이 커져 공장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국내 사정이 좋지 않아 감산 등 사업 정리에 나서는 마당에 인도 정부가 합작 제철소 설립을 제안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게다가 인도 정부가 제시한 조건도 매력적이지 않은 점도 투자를 망설이는 배경 중 하나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주 정부가 투자를 제안해 가능성 차원에서 검토한 것을 인도 주정부에서 확대해석 하고 있다"며 "인도가 제공한 구체적인 혜택도, 입지가 좋은 편도 아니라 국내 철강사들이 투자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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