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中 사랑'…완샹123, 배터리 공급 1.7조 돌파

CATL과 공급 계약·궈시안 하이테크 지분 인수 등 中 협업 확대
LG화학, 삼성SDI, SK이노 등 국내 업체 관계에도 영향 이어질 듯

 

[더구루=오소영 기자] 독일 폭스바겐이 중국 완샹그룹의 자회사 완샹123으로부터 1조7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받는다. 중국 업체들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계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완샹123으로부터 100억 위안(약 1조7200억원) 이상 규모의 배터리를 수급한다.

 

완샹123은 지난 2013년 중국 자동차 부품업체 완샹그룹이 미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 A123을 인수해 만든 회사다. A123은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2012년 파산해 완샹에 인수됐다. 인수 이후 GM과 상하이자동차의 SAIC-GM의 전기차 프로젝트에 참여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었다.

 

폭스바겐이 완샹123과 손을 잡은 배경은 공급선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인 배터리 조달에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2018년 3월 LG화학, 삼성SDI와 공급 계약을 맺고 유럽 물량을 맡겼다. 그해 11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북미와 일부 유럽용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받기로 했다. 중국 시장의 파트너사로는 CATL을 선정했다.

 

폭스바겐은 특히 중국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제일자동차그룹(FAW), 상하이자동차(SAIC)와 합작사를 세우 자동차를 제조해왔다.

 

자동차에서 머물렀던 협업은 배터리로 외연이 확장되는 양상이다. 폭스바겐은 지난 5월 중국 3위 배터리 업체인 궈쉬안 하이테크의 지분 26.47%를 인수하기로 했다. 매입액은 11억 유로(약 1조5100억원)로 폭스바겐은 지분 인수를 통해 궈시안 하이테크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폭스바겐의 중국 전기차 합작사업 파트너인 JAC 모터스의 모회사 안후이-장화이 자동차 그룹의 지분 인수도 추진했다. 35억 위안(약 6000억원)을 투입해 회사 지분 50%를 사들인다는 구상이다.

 

이번 완샹123과의 파트너십도 폭스바겐이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정부의 환경 규제 정책에 따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연간 생산 차량의 25%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연간 판매량은 약 8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2025년 중국에서 연간 15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폭스바겐이 중국 업체들과 잇따라 손을 잡으며 국내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납품 지역이 다르지만 중국 시장을 기점으로 폭스바겐의 미국과 유럽 배터리 물량도 수주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이 누적 점유율 24.2%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 CATL은 22.3%로 LG화학에 이어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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