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조 잡아라"…한미약품·동아에스티·JW중외제약 앞다퉈 비만약 참전

마운자로 출시 8개월 째 '품귀'…차세대 비만약 '관심'
심혈관 질환 치료·이중작용제·라이선스 취득 등 차별화
먹는 비만치료제·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등도 '눈길'

[더구루=김현수 기자] "한 달 넘게 없어요. 언제 들어올지도 몰라요. 찾는 사람 많아도 약이 없어요"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 비만치료제 성지로 불리는 A약국. 마운자로 구매를 묻는 질문에 A약국 관계자는 조금 성가시다는 듯 답을 내놨다. 문의가 많은 탓인지 약국 출입구에는 마운자로 전 용량 재고가 없으며 예약도 불가하다는 안내문이 눈길을 끌었다.

 

인근 B약국 관계자는 "지금은 소량 재고가 들어왔지만 언제 소진될지 알 수 없다"면서 "사고 싶으면 빨리 처방전 받아와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위고비 대항마로 등장한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는 불과 출시 한 달 만에 품귀현상을 빚기 시작했다. 출시 8개월이 넘어가고 있지만 아직 수급은 불안정하다. 마운자로는 위고비보다 뛰어난 효과로 입소문을 탔다. 고용량 투약 임상 결과 체중 감소율이 평균 20.2%로 13.7%인 위고비보다 압도적이었다.

 

이 같은 수요공급 불균형 속, 마운자로를 잡을 차세대 경쟁 비만약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아이큐비아 등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비만치료제 지출은 최대 2000억달러(약 300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 최대 블록버스터를 두고 빅파마들의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도 앞다퉈 참전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미약품과 동아에스티, JW중외제약 등 국내 대표 제약사들이 독자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비만약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미약품이 비만치료제 개발이 가장 앞서있다. 한미약품은 GLP-1 계열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이하 에페)의 국내 임상 3상을 사실상 완주했다. 이 약품은 바이오 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리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됐다. 출시 시점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지면서 올해 하반기가 목표다.

 

한미약품은 에페의 심혈관·신장 보호 효능을 경쟁력으로 삼았다. 당뇨 환자 대상 글로벌 3상에서 4mg·6mg 두 용량을 단독 투여했을 때 위약 대비 주요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27%, 신장질환 발생률은 32% 각각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에페 외에도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복수로 가동 중이다. GLP-1·GIP(위 억제 펩타이드)·글루카곤 세 수용체를 동시에 타깃하는 삼중 작용제 HM15275가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체중 감량 시 근육 손실을 동반하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한 신개념 치료제 HM17321도 파이프라인에 올라있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 메타비아(MetaVia)를 통해 차별화된 기전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핵심 후보물질 DA-1726은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다. 올 초 추가 임상 1상에서 4주차 평균 체중 6.1% 감소와 함께 혈당 강하, 간 경직도 23.7%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메타비아는 이를 토대로 최대 64mg까지 증량하는 16주 용량 조절 임상을 추가 진행할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최근에 비만약 경쟁에 참전했다. 직접 개발 대신 '검증된 후보물질 도입' 전략이 특징이다. 지난달 중국 간앤리 파마슈티컬스(Gan & Lee Pharmaceuticals)로부터 GLP-1 수용체 작용제 보팡글루타이드(Bofanglutide)의 국내 독점 권리를 총 1222억원 규모에 사들였다. 기존 주 1회 제형과 달리 '2주 1회' 피하주사 방식으로 환자 편의성을 차별화했다. 현재 미국에서 일라이 릴리의 터제파타이드와 직접 비교하는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며 올 하반기 국내 임상 3상에 착수할 방침이다.

 

일동제약은 주사제 위주의 시장에서 '먹는 비만약'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저분자 화합물 기반 경구용 GLP-1 후보물질 ID110521156은 임상 1상에서 4주 투여 시 체중 감소율 9.9%를 기록했다. 최우선 과제는 올해 중 글로벌 기술이전이다. 일동제약은 신약 개발과 판매를 분리하는 차원에서 해당 파이프라인을 100% 자회사 유노비아에 이관해 전문성을 집중시키고 있다.

 

제형 혁신에서 승부를 보려는 제약사들도 있다. 대웅제약과 대원제약은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주사 없이 피부에 붙이는 방식으로,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투약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2월 대웅테라퓨틱스와 마이크로니들 기술에 대한 글로벌 전용실시권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28년 상용화가 목표다. 대원제약은 마이크로니들 전문기업 라파스와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패치제 DW-1022를 공동 개발해 임상 1상을 승인받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이라는 질환 자체가 다른 합병증을 굉장히 많이 유발하다 보니 더 효율성을 높이고 근본적인 문제를 치료한다는 측면에서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한국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서 앞으로도 비만치료제 시장은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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