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화재 규명한다던' 가스안전공사 에안센터, 안전 관리 '구멍'

-사고보고체계 계획안, 안전관리 매뉴얼에 미포함
-사고 연구실, 3개월간 일상점검표 일괄 작성

 

[더구루=오소영 기자] 2년 전 화재 사고로 5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은 한국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이하 에안센터)가 여전히 사고 보고 체계를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가 났던 연구실 또한 매번 써야 할 일상점검표를 일괄 작성하며 안전불감증이 만연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가스안전공사 에안센터는 지난 1월 28일부터 3주간 진행한 내부감사에서 사고 보고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8년 6월 화재 사고 이후 마련한 보고체계 개선 계획안은 1년 반이 지난 시점까지 자사 안전관리 매뉴얼에 반영되지 않았다.

 

당시 에안센터는 연소시험동에서 화재가 발생해 5억1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집진 설비 내 건식 필터와 배기 설비가 소실되며 시설 재가동에만 6개월 이상 소요됐다. 그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에안센터의 사고가 거론됐고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에안센터는 재발 방지 대책이 일환으로 사고조사 보고체계 개선 계획안을 만들었다. 사고 발생 시 발견자가 안전관리 전담책임자와 안전보건관리책임자에게 보고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공휴일 혹은 일과 시간 외에 발생하는 재해나 인명·중대 사고는 즉시 사장에게 구두 보고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에안센터는 2018년 7월 계획안을 세웠지만 최근까지 안전관리 매뉴얼에 반영하지 않았다. 계획만 있을 뿐 사고 발생 시 가이드라인이 되는 매뉴얼에는 포함되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분석이다. 또 자체 규정에 따라 매년 12월 말까지 중대 재해와 화재 등 사고 대응 매뉴얼을 작성·수정해 주무 부서에 보고해야 하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과거 화재 사고로 수억원의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음에도 여전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에안센터의 안전불감증은 연구실 점검에서도 나타난다. 화재가 일어났던 에안센터 연소시험동은 작년 9월 1일부터 11월 20일까지 약 3개월간 연구실 일상 점검표를 특정 일에 몰아 작성했다. 야외시험동(작년 6월 1일~13일)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연구실 안전 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에 어긋난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연구 활동 종사자는 매일 연구 시작 전 일상점검을 하고 그 결과를 기록해야 한다. 연구실 책임자는 결과 기록과 미비 사항을 매일 확인하고 조치해야 한다.

 

가스안전공사 감사실은 "동일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직무 교육을 실시해 달라"고 밝혔다.

 

한편, 에안센터는 초고압·초저온 가스, 방호 분야의 안전 기술을 연구하고 시험·인증을 추진하는 기관이다. 실증을 통해 가스 화재·폭발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한다. 총 305억원이 투입돼 2016년 10월 강원도 영월에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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