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절세를 위한 막바지 급매물이 쏟아지며 본격적인 가격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일인 5월 9일과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이 임박하면서, 세금 부담을 덜려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수억 원씩 낮추며 매수자 찾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둘째 주(1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하락폭을 키우며 8주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구(-0.06%)는 압구정·개포동의 재건축 대단지를 중심으로, 서초구(-0.06%)는 반포·방배동의 주요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실거래가가 전 고가 대비 10~15%가량 하락한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84㎡(전용면적)는 지난달 20일 36억5000만원(9층)에 거래됐다. 이 평형의 최고가는 지난해 12월 19일 체결된 42억7000만원(6층)으로, 6억원 이상 낮아진 가격이다.
같은 면적의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지난달 19일 40억5000만원(14층)에 거래되며, 지난해 11월 기록한 최고가 47억5000만원(21층) 대비 불과 4개월 만에 7억원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 같은 현상은 다음달 9일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온 영향이다. 이 시점을 넘기면 다주택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중과세율 적용으로 세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6월 1일 보유세 과세 기준일까지 맞물리면서, 조금이라도 세금을 줄이려는 매도자들의 ‘절세 셈법’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진 모습이다.
정부가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거래에 대해 5월 9일 당일 신청분까지 중과 배제를 인정하기로 지침을 완화하면서,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는 다주택자들의 매물은 다음달 초까지 더 늘어날 수 있다.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게는 현재의 ‘매수자 우위’ 시장이 원하는 가격에 상급지로 진입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다만, 5월 10일 이후 닥칠 ‘매물 잠김’은 시장의 또 다른 변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권은 향후 입주물량 등 공급이 많지 않고 정비사업 호재나, 신규 분양가 인상 가능성이 열려있어 대세 하락 국면이 아닌 절세 급매라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일부 매물 잠김현상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비거주1주택자 대출규제와 7월 세제개편안을 앞두고 있어 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주택 실수요자를 향한 조언도 덧붙였다. 함 랩장은 “전세 매물이 귀하고 임대료가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상환 능력하에 대출 운용이 가능하고 전세금 정도의 자본을 가진 무주택자라면 수도권 주택 구입은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조급함에 의한 ‘포모(FOMO)’나 무리한 ‘영끌’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값의 70% 정도 자기자본을 확보했거나 확실한 상환 능력을 갖춘 분들 위주로 움직이는 것이 현명하다”며 “분양, 기존 주택 매입, 경매 등 여러 선택지를 냉정하게 비교해 본인에게 맞는 내 집 마련 방법론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