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백금 가격이 12월 들어 약 40년 만에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EU(유럽연합)가 오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을 퇴출하려던 계획을 바꾼 영향이다.
31일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백금 가격은 이달 들어 현재까지 약 33% 상승했다. 지난 1986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지난 29일에는 온스당 2478.5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연간 상승률도 146%에 다다르며 연간 기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가고 있다.
이는 최근 발표된 EU의 자동차 정책 변화 때문이다. EU는 오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 반발과 경기 위축 우려가 높아지자 'e-퓨얼(합성연료)' 사용 차량은 내연기관을 허용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백금은 내연기관 차량의 배기가스 정화 장치(촉매 변환기)에 핵심 원자재 중 하나로 쓰인다.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이 계속 이어져 백금의 수요도 급락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했다.
일본 미쓰비시 증권은 “12월 발표된 EU의 계획 변경은 백금류 금속(PGM)에 스테로이드 주사 효과를 낼 것”이라며 "EU가 지속적으로 강화된 배출 기준을 요구할 것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더 많은 PGM 사용량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중국에서 시작된 PGM 선물 거래도 백금 가격 상승에 동력이 됐다. 막대한 투기 자금이 중국으로 몰리면서 광저우 선물거래소(GFE)가 백금 가격 변동폭을 조정하기도 했다.
맥쿼리는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자 세계 최대 PGM 소비국”이라며 “PGM 선물 거래는 글로벌 백금 가격 결정 구조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