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나윤 기자] 유럽연합(EU)이 배터리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역내 채굴·가공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체코의 리튬·망간 개발 프로젝트가 EU 전략 프로젝트로 지정돼 공급망 다변화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27일 코트라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5월 핵심원자재법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역내 핵심 광물 채굴 비중을 10%, 가공 40%, 재활용 25%까지 늘리며 단일 국가 수입 의존도를 65%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전기차 전환, 디지털화, 방위산업 확대 등으로 급증하는 원자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EU는 2030년까지 희토류 수요가 현재보다 6배, 리튬은 12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U는 핵심원자재법 이행 과정에서 '전략 프로젝트'를 지정해 신속한 인허가와 금융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3월 처음 지정된 47개 전략 프로젝트 가운데 체코의 리튬과 망간 개발 프로젝트 2건이 포함됐다.
체코 정부도 이들 매장지를 전략 매장지로 분류해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이번 지정으로 체코는 리튬·망간 자원의 자급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유럽 배터리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 EU의 리튬 채굴량은 전 세계 생산의 0.1%에도 미치지 못하며 대부분 칠레에서 수입한다. 망간 역시 남아공과 가봉에서 전체 수입의 80%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
특히 희토류 자석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최근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면서 공급망 취약성이 드러났고 이에 따라 EU는 공급망 다변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코트라는 "리튬과 망간은 희토류만큼 공급 위험도가 높게 분류되지는 않지만 EU의 높은 수입 의존도와 배터리 생산과의 긴밀한 연계성 때문에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