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명은 기자] 중국 단체관광객의 한시적 무비자 입국 허용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를 앞두고 관광·유통업계에서 '특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책적 지원과 글로벌 이벤트가 서로 시너지를 내며 외국인 관광객 유입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해외여행 제한 정책, 내수 경기 침체, 엔저·환율 불안정 등 여러 악재로 꽁꽁 얼어붙었던 업계에 해빙기가 찾아왔다는 분석이다.
24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29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중국 단체관광객, 즉 유커들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다.
관광업계는 이번 조치로 최근 늘고 있는 방한 관광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252만684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280만명)의 90.2% 수준까지 회복한 수치다.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조치는 유통·숙박·식음료·면세점 등 다양한 업계에 직접적인 수혜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 1∼7일)에 앞서 시행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특히 중국 관광객은 1인당 소비액이 높고 면세점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들의 복귀는 유통업계에 실질적인 매출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
오는 10월 31일과 11월 1일 이틀간 경상북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도 관광·유통업계 업황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상북도는 APEC 정상회의 개최로 2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은 연간 41만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경주시 숙박업계는 21개 회원국 정상을 맞이하기 위해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는 등 관광 인프라 확충과 외국인 친화적 안내 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APEC 정상회의는 대규모 국제 행사이므로, 경북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경제적 특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면세점 매출 증가, 지역 특산품 소비 촉진, 관광 굿즈 판매 확대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수익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 관광업계는 올 하반기부터 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거나 넘어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관광 활성화를 넘어 지역 균형 발전과 K-컬처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은 소비 회복의 직접적인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까지 겹치면서 지역과 업계 전반에 실질적인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메인 고객이었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다시 한국을 찾으면 면세점 이용객 수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는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