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포스코가 서호주 HBI(Hot Briquetted Iron)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문턱을 넘었다. 연 200만 톤(t) 규모의 HBI를 생산하는 1단계 투자에 본격 나선다. 인도 일관제철소에 이어 서호주 사업에서도 '결실'을 맺으며 해외 철강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일 서호주 정부에 따르면 포스코 자회사인 '포트 해들랜드 아이언(Port Hedland Iron Pty Ltd)'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서호주 환경청(EPA)으로부터 HBI 1단계 사업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대런 월시 EPA 청장은 "(포스코의 HBI 관련 시설은) 부다리 전략산업지구(SIA)에 통합 배치돼 자원 효율성을 높이고 환경 영향을 최소화한다"며 "직접환원철(DRI·Direct Reduced Iron) 기술로 기존 고로 방식 대비 초기 단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향후 수소를 활용해 배출량을 더욱 감축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PA는 승인을 대가로 여러 조건을 걸었다. △포트 해들랜드 지역 내 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보장하고 △3년간 누적 대기 영향과 감축 수단, 이행 일정을 보고하며 △식생·동물 서식지의 훼손에 따른 금전적으로 보상하고 △연방의 온실가스 배출 통제 제도가 달라지면 즉시 보고한 후 그 영향을 파악해 공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PA는 환경부 장관에 평가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내달 8일까지 공개 이의 신청 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승인이 확정되면 포스코는 환경영향평가를 신청한 지 약 2년 만에 관련 절차를 완료하게 된다.
포스코는 지난 2023년 10월 EPA에 1단계 사업에 대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SIA에 연간 350만 톤(t)의 펠렛을 생산하고 이를 활용해 200만 t의 HBI를 만들어 수출하는 계획안을 담았다.
HBI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해 환원시킨 직접환원철(DRI)을 조개탄 모양으로 성형한 제품으로 탈(脫)탄소 시대를 맞아 철강업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는 호주 HBI 사업을 통해 상당한 탄소 감축을 기대하고 있다. EPA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수소를 투입하고 탄소 포집·저장(CCS)을 활용할 경우, 약 18만5616t의 온실가스 직접배출량(스코프1) 절감 효과를 예상했다.
포스코는 사업 경쟁력을 인정받아 지난 5월 현지 정부로부터 1500만 달러(약 220억원)의 보조금도 획득했다. 환경영향평가 통과로 HBI 프로젝트에도 속도를 내며 해외 사업이 속속 진전을 보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에서도 조강생산량 600만 t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현지 기업인 JSW그룹과 주요 조건 합의서(HOA)를 체결해 생산 규모와 건설 지역, 지분 구조 등을 구체화했다. 오디샤주를 주요 후보지로 선정하고 타당성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