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명은 기자] 연일 계속되는 기록적인 폭염에 유통가가 '몰캉스족(쇼핑몰 바캉스족)'을 겨냥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시원하고 쾌적한 백화점·쇼핑몰에서 쇼핑, 외식, 공연 관람 등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기며 더위를 피하고 휴가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쇼핑 이상의 재미를 찾는 몰캉스족의 수요를 고려해 다채로운 체험형 콘텐츠로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달 초부터 실내 매장을 찾는 몰캉스족을 잡기 위한 행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0일까지 전 지점에서 음식료(F&B) 구매 고객에게 경품을 제공하는 ''서머 고메 위크'를 진행한다. 다양한 산지의 와인과 샴페인, 위스키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서머 와인 페스타'와 여름철 액세서리 수요를 고려한 주얼리 브랜드 팝업스토어도 연다.
오는 21일까지는 타임빌라스 수원, 롯데몰 김포공항, 롯데몰 수지 등 쇼핑몰 3개점에서 여름 쇼핑 축제 '서머 시그널'을 진행한다. 여름 제철 과일 복숭아를 테마로 한 '복숭아 주의보', 클라이밍에서 영감을 받은 캐주얼 브랜드 '탄산 마그네슘' 등 매장별 이색 팝업스토어와 즉석 당첨 이벤트, F&B 할인권 증정 등의 혜택을 준비했다. 흑백요리사 채낙영 셰프의 웰니스 스무디 브랜드 '티키티키'와 실제 과일 모양 케이크로 인기를 끈 임하선 셰프의 파인 디저트 브랜드 '파티세리 후르츠'가 단독 메뉴를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여름철 물놀이 수요에 맞춰 서핑 브랜드 편집숍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 지난 4월 개관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에 위치한 하우스오브신세계 디저트살롱은 제철 복숭아 빙수, 보리수단, 망개떡 등 여름 한정 시즌 디저트를 선보인다. 대구신세계 갤러리에서는 여름을 담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전이 오는 24일까지 열린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1일까지 전 매장을 하와이 콘셉트로 꾸민 '후이 후이 마우이'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더현대 서울은 이국적인 휴양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5층 실내정원에서 무스비, 밀짚모자, 훌라 댄스복 등을 판매하는 65개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신세계사이먼도 '바캉스 슈퍼 딜' 행사를 마련했다.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이 이달 말까지 수영복 팝업스토어를 열고 올해 신상품을 최대 20% 할인 판매한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강원도 여행길에 방문하는 고객을 위해 대관령 양떼목장과 아르떼 뮤지엄 강릉, 인제 스피디움 레저카트 등 주요 관광지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도 바캉스 아이템을 최대 40% 할인한다.
연일 계속된 폭염에 도심 한복판 대형 쇼핑몰이 피서지로 바뀌면서 유통업계 매출이 실제로 늘었다. 주말이던 지난 7월 26~27일 이틀간 매출을 지난해 7월 넷째 주 주말(2024년 7월 27~28일)과 비교하면 롯데백화점(16.0%), 신세계백화점(15.1%), 현대백화점(15.8%) 등 백화점 3사 모두 두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무더위가 절정을 향해가고 있는 만큼 유통업계는 당분간 몰려드는 쇼핑객을 겨냥해 '폭염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8월에는 여름 휴가와 광복절 등 공휴일을 활용한 이벤트와 여행 후 피로회복, 피부 진정 등 건강 관련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시즌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폭염과 경기 불황으로 백화점 등을 찾아 바캉스를 대신하는 고객들을 고려해 행사기간과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폭염이 지속되는 올 여름철, 백화점 방문객들을 위해 파격 할인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며 "방문객들이 백화점 안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점포별로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