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구본상 LIG넥스원 회장이 중동에 이어 미국을 찾으며 연일 글로벌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쉴드AI' 경영진과 만나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을 논의했다. 인간의 개입이 점차 적어질 차세대 전장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기술을 확보하고 해외 진출을 가속화한다.
30일 쉴드AI에 따르면 구 회장과 이승영 미래전장연구개발 본부장 등 LIG넥스원 경영진은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소재 쉴드AI 본사를 방문했다. 브랜든 쳉 쉴드AI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유무인 복합체계 사업 협력을 구체화했다.
LIG넥스원은 지난 5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쉴드AI의 AI 플랫폼을 도입해 유무인복합·자율작전 시스템 등 미래 전장에 최적화된 핵심 무기체계를 연구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후 약 2개월 만에 다시 만나며 협력을 본격화했다.
쉴드AI는 LIG넥스원과의 협력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방산 혁신 기업들이 공유하는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이라며 "한국의 국방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쉴드AI는 미 해군 특수부대 요원 출신인 쳉이 2015년 설립한 회사다. 미 국방부·군과 AI 기반 소프트웨어 '하이브마인드(Hivemind)'를 적용한 자율드론·전투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인간의 개입 없이 AI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작전에 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지부터 행동까지 전 과정을 자율적으로 수행하고 수백 대의 기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협력 작전을 펼치도록 돕는다. 쉴드AI는 하이브마인드의 경쟁력을 인정받아 지난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3해리스로부터 2억4000만 달러(약 348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LIG넥스원은 쉴드AI와의 협업으로 유무인 체계 기술을 고도화한다. 미래 전장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바탕으로 해외 수주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LIG넥스원은 육·해·공을 아우르는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도 선도하고 있다. 대한민국 해군의 '정찰용 무인수상정 체계개발사업'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HD현대중공업,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다목적 무인전력 모함' 개발에도 협력하고 있다.
구 회장은 LIG넥스원의 축적된 기술력을 토대로 해외 수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 'IDEX'를 매년 들러 고객사 미팅을 갖고 있다. 올해 전시회에서는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만났다. 최근에는 UAE 우주 사업을 이끄는 두바이 우주센터(Mohammed bin Rashid Space Centre, 이하 MBRSC)의 수장 살렘 휴메이드 알 마리와도 회동해 방산에 이어 항공우주 시장 진출을 검토했다. <본보 2025년 7월 24일 참고 [단독] LIG넥스원 구본상 회장, UAE 우주 협력 '물꼬'...우주센터 수장 회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