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GaN 파운드리 사업 손 뗀다…中 '저가공세'에 백기

TSMC, 오는 2027년까지 GaN 파운드리 철수 결정
'GaN 칩 담당' 팹5 이달부터 첨단 패키징용으로 순차 전환
"시장 변화·장기 전략 고려…올해 매출에 영향 無"

[더구루=정예린 기자] 대만 TSMC가 질화갈륨(GaN) 기반 반도체 생산에서 손을 뗀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 속에서 고수익 첨단 공정에 집중하려는 전략적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파운드리 시장 지형 변화가 예상된다.

 

4일 대만 매체 공상시보, 중앙통신사(CNA) 등에 따르면 TSMC는 오는 2027년 7월31일부로 GaN 웨이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관련 생산을 담당하던 신주과학단지 내 팹5는 이달부터 첨단 패키징 라인으로 순차 전환된다. 

 

이같은 내용은 TSMC 고객사인 미국 '나비타스세미컨덕터(Navitas Semiconductor, 이하 나비타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확인됐다. TSMC 역시 GaN 파운드리 서비스 중단 계획을 인정하고, 고객사와 원활한 전환을 위해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나비타스는 기존 TSMC에서 받던 GaN 칩 생산 물량을 대만 3위 파운드리 업체 'PSMC'로 이전한다. 

 

TSMC의 GaN 사업을 담당하던 팹5는 이후 △칩 온 웨이퍼 온 서브 스트레이트(CoWoS) △웨이퍼온웨이퍼(WoW) △웨이퍼 레벨 시스템 인테그레이션(WLSI) 등 고부가가치 패키징 공정용으로 활용된다. 앞서 TSMC는 성숙 공정 관련 설비 일부를 자회사인 뱅가드국제반도체그룹(VIS)에 넘기고, 6·8인치 생산 라인을 통합하는 등 자산 재배치를 추진해 왔다. 이번 GaN 철수는 이같은 기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TSMC는 현지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시장 변화와 자사의 장기 전략을 고려한 조치"라며 "2025년 예상 매출(24~26% 성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전력·고전압 특성을 갖춘 GaN 반도체는 전기차, 서버 등 고성능 전력 부품 수요에 적합한 차세대 소재로 꼽힌다. 그러나  생산량이 제한적이고 단가 경쟁이 심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업계는 TSMC의 사업 전략 재편과 중국의 가격 공세를 GaN 서비스 철수 배경으로 꼽고 있다. 특히 중국 GaN 전문 파운드리 '이노사이언스(Innoscience)'를 비롯해 다수의 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대규모 양산과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하면서 글로벌 고객 이탈 현상이 가속화됐다. TSMC는 이들과의 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고수익 첨단 패키징 수요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TSMC의 빈자리를 두고 국내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기흥 사업장에 엑시트론(Aixtron)의 MOCVD 장비를 소량 도입해 GaN 전력 반도체 초도 생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올해부터 8인치 기반 GaN 파운드리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레거시 공정 기반의 국내 파운드리 업체들도 시장 진입을 예고했다. DB하이텍은 지난해 말 GaN 관련 설비 투자를 단행하고, 올해 말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SK키파운드리는 현재 개발을 완료한 상태로, 고객사와 협업해 올 하반기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 모두 8인치 기반의 다품종 소량생산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차세대 전력 반도체 시장 확대에 맞춰 생산능력도 지속 확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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