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차량용품 통합 유통 기업 오토앤이 글로벌 무대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전기차(EV)가 '움직이는 공간'으로 진화하는 흐름 속에 오토앤은 중국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자사 솔루션을 적용, 시장 다각화에 나섰다.
13일 싱가포르 경제매체 ‘더월드폴리오(The Worldfolio)’에 따르면 최진욱 오토앤 대표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을 면밀히 연구해 직접 참여할 기회를 확보했고, 이를 발판으로 아시아는 물론 유럽·중동 시장까지 확장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OEM 기업은 차량 내 컴퓨팅·IoT 통합 부문에서 선도적 기술을 보유한 만큼, 이들과의 협업이 오토앤 성장의 가속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공략의 핵심은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협업이다. 오토앤은 자사 실내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스페이스 존(Space Zone)’을 중국 완성차 제조사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맞게 현지화해 탑재한다. 또한 이를 제어하는 애플리케이션(앱) ‘카들(Cardle)’을 해당 업체의 서드파티 앱스토어에 등록할 예정이다. 스페이스 존은 100W 전원·데이터 케이블과 자석식 거치대, 터치 통신 모듈을 결합해 차량 안을 생활·업무·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바꿔주는 솔루션이다.
2008년 현대차그룹 사내벤처로 출범한 오토앤은 애프터마켓 부품·액세서리 유통에 특화한 기업으로, 2022년 국내 증시에 상장했다. 현재는 현대자동차·기아와 현대모비스 등 유수 완성차 업체 및 관련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신차 개발 초기 단계에서 애프터마켓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반영, OEM 규격에 맞춤 옵션을 공동 개발하는 ‘A2B(Aftermarket to Brand) 플랫폼’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차량 모델별로 6~8년 전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부품·서비스를 선제 제안하는 방식이다.
이를 기반으로 오토앤은 지난 2020년 이후 연평균 3.7%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매출 572억 원을 기록했다. 내년부터는 하드웨어 솔루션에 이어 전자·소프트웨어 융합 제품을 출시, 3년 내 해외 매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미 고속 전원 케이블, 패스너 등 일부 품목은 해외 수출을 개시했으며 이를 통해 A2B 플랫폼을 해외 딜러 네트워크로 확장한다. 현지 제조업체들이 자체 액세서리를 개발·판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향후 오토앤은 중국 현지 연구개발(R&D) 협력을 통해 800V 급속충전 전용 케이블, 자율주행 연동 스마트 조명, 맞춤형 디지털 디퓨저 등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시대에 최적화된 제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방침이다.
최진욱 대표는 “중국 R&D 파트너들과 손잡고 차량 내 라이프스타일을 혁신할 솔루션을 빠르게 상용화하겠다”며 “오토앤을 글로벌 스마트 모빌리티 액세서리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 키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