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이연춘 기자] SK㈜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 SK팜테코가 미국 펜실베니아에 플라스미드 GMP 생산기지의 가동에 돌입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합성과 혁신 바이오 의약품을 모두 생산하는 선도 CDMO로의 도약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했다.
8일 SK팜테코는 필라델피아 바이오 클러스터의 심장부인 킹 오브 프러시아(King of Prussia)에 세포·유전자 치료제(CGT)의 핵심 원료인 플라스미드 생산을 위한 최첨단 CGMP 시설을 확장했다고 밝혔다. SK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바이오 CDMO 사업의 판도를 뒤흔들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문을 연 플라스미드 생산 시설은 이미 운영 중인 4개의 플라스미드 제조 설비에 더해 3가지 등급의 플라스미드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무균 충전 및 마감(fill & finish) 시설 2곳, 계약 분석 시험 서비스, 자체 CGMP 세포주까지 통합적으로 갖춰 플라스미드 생산부터 완제품 제조, 품질 분석에 이르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시설 구축은 SK가 그동안 축적해온 바이오 CDMO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핵심 원료인 플라스미드의 안정적인 자체 생산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가격 경쟁력과 신속한 공급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선 SK팜테코의 이번 플라스미드 생산 시설 확장은 단순한 설비 증설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상용화에 걸림돌이었던 핵심 원료 수급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치료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지녔다고 내다봤다.
이번 증설로 SK팜테코는 일반적인 가루·알약 형태의 화학합성 원료부터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분야인 주사형의 CGT원료까지 캐시카우와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에 따르면 CGT CDMO 시장은 2026년 101억달러(약 14조1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요그 알그림(Joerg Ahlgrimm) SK팜테코 사장은 "CGMP 플라스미드 생산 시설은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대한 SK팜테코와 SK그룹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전략적 투자"라며 "최고 수준의 플라스미드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SK는 2019년 SK팜테코를 설립해 CDMO 사업을 통합하고, 2021년 프랑스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이포스케시(Yposkesi)'를 인수한 바 있다. 이듬해에는 미국 CGT CDMO인 CBM의 최대주주로도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