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사상 최대 연매출을 달성한 LG전자가 TV와 모바일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를 안았다. TV는 5년 만에 영업이익이 1조원 미만으로 떨어졌고 모바일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LG전자는 롤러블 TV 출시를 비롯해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하고 5세대 이동통신(5G)폰 라인업 다양화해 실적 반등에 나선다.
◇TV 영업익 1조 미만… 롤러블 '승부수'
LG전자 30일 작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부문 실적이 작년보다 30%~5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프리미엄·수익성 중심 전략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상반기 롤러블 TV를 출시한다. LG전자는 지난해 IT·가전 박람회 'CES 2019'에서 롤러블 TV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경쟁사가 주력하고 있는 마이크로LED TV에 대해선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고 조만간 시제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장성이 있느냐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TV와의 가격 격차, 인치 경쟁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이번 실적발표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재차 언급한 건 TV 사업의 수익성 회복이 그만큼 중요한 과제여서다.
TV 사업을 맡은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9801억원을 기록해 2015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기지 못했다. 전년(1조5067억원) 대비 34% 하락했다. 저가 TV 수요가 정체되고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으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매출은 16조1515억원으로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5G 다양화' 모바일 적자 '탈출'
모바일 사업에서는 5G 시장을 공략하고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적자를 벗어날 계획이다. 모바일을 맡은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부문은 지난해 매출 5조9658억원, 영업손실 1조3323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과 보급형 5G 제품을 출시해 북미와 유럽, 한국, 일본 등 전략 시장에서 수요를 선점하겠다"며 "보급형 제품에서 핵심 스펙의 우위를 확보하고 제조사개발생산(ODM)을 적극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폴더블폰을 비롯해 새로운 폼펙터 개발도 추진한다. LG전자는 "폴더블폰은 기술적 검증은 끝났으나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폴더블폰을 포함해 다양한 폼펙터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LG전자의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부품솔루션(VS) 사업 부문은 올해까지 흑자 전환이 어려울 전망이다. LG전자는 "올해 흑자 전환은 쉽지 않다"며 "다만 내년에 확연히 개선될 실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가 VS 사업에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은 오스트리아 헤드램프 업체 ZKW와의 시너지에 있다. ZKW는 국내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우고 차량용 램프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전기차 모터와 인버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VS 사업 부문의 수주 잔고는 작년 말 기준 50조원이다.
가전 렌탈 사업 또한 강화한다. LG전자는 "지난해 가전 렌탈 계정은 200만개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전년 대비 40% 성장했다"며 "올해는 30% 이상 고성장해서 270만 계정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2조3062억원, 영업이익 2조43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57%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찍었으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8% 감소했다. 4분기 연결기준으로는 매출 16조612억원, 영업이익 101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부문은 연매출 2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매출 21조5160억원, 영업이익 1조996억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