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육군 자주포 대규모 수주 발판을 마련했다. 기술력을 앞세워 경쟁사를 제치고 최종 사업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 육군은 14일(현지시간) 자주포 성능 시연을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생산법인(한화디펜스 USA)를 비롯한 글로벌 방산 기업 5곳과 약 400만 달러(약 54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11월부터 실증 테스트를 시작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외 △미국 아메리칸 라인메탈 비히클스(American Rheinmetall Vehicles) △스웨덴 보포르스(BAE BOFORS) △독일 GDELS(General Dynamics Land Systems) △이스라엘 엘빗 시스템즈(Elbit Systems) 등 4개사가 후보에 포함됐다.
미 육군은 연내 모든 공급업체의 성능 시연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결과를 토대로 적합한 솔루션이 있는지 확인하고, 후속 경쟁 평가를 실시해 향후 생산 계약 파트너사를 결정한다.
미국은 육군의 핵심 무기 체계인 자주포를 현대화하는 '자주포 현대화(SPH-M)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사거리 연장 자주포 사업(Extended Range Cannon Artillery, 이하 ERCA)에서 프로젝트 명을 변경했다. 차세대 기술을 활용해 자주포의 이동성·생존성·신뢰성·지원 가능성·치명성을 개선, 사거리와 발사 속도를 증가시키는 것이 목표다. 당초 보포르스를 소유하고 있는 영국 방산기업 BAE 시스템즈(BAE Systems, 이하 BAE)와 협력해왔으나 작년 10월 중단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 육군에 자주포를 납품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왔다. 자사가 강점을 가진 K9 자주포 공급을 제안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16일까지 사흘간 미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미 육군협회(AUSA) 2024 방산전시회'에 참가해 K9 자주포 성능개량 모델인 'K9A2'를 현지에 처음 선보이는 등 적극 홍보하고 있다.
미 육군도 K9 자주포를 후보 중 하나로 낙점하고 살펴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2년 9월과 올해 4월 미 육군 유마사격장에서 K9 자주포의 실사격과 기동 시연을 통해 미 육군이 사용하는 포탄과의 호환성을 증명한 바 있다. 올 4월 미국이 개발한 '엑스칼리버' 사거리 연장탄 발사 시연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미 육군 지상 전투 시스템 프로그램 책임자인 글렌 딘 소장은 "새로운 전략의 일환으로 우리는 육군 내의 중요한 역량 격차를 메우기 위해 성숙하고 사용 가능한 산업 솔루션을 활용하기 위해 미국은 물론 국제적으로 다양한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며 "성능 시연은 육군이 개발에서 성숙하고 사용 가능하며 개발되지 않은 시스템의 조달로 전환하는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