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스텔란티스를 제치고 1분기 독일 전기차(BEV) 시장 '톱5' 명단에 올랐다. 현대자동차·기아 브랜드 전용 전기차 모델을 앞세워 현지 수요 확보에 집중한 결과이다. 다만 독일 정부가 전기차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종료하면서 현지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톱5를 유지할 맞춤형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독일연방도로교통청(KBA)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분기(1~3월) 독일 BEV 시장에서 총 6574대를 판매, 5위에 올랐다. 현대차·기아 브랜드 전용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와 EV6가 활약한 데 따른 결과이다. 이들 모델은 같은 기간 각각 1474대와 1319대가 판매됐다. 특히 현대차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EV가 총 1592대 판매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폭스바겐그룹이 차지했다. 같은 기간 총 2만1297대를 판매했다. 테슬라는 1만3068대로 2위, 메르세데스-벤츠는 1만1602대로 3위에 이름을 올렸고, BMW그룹이 8556대로 4위에 랭크됐다. 스텔란티스의 경우 5862대 판매를 기록, 현대차그룹에 5위를 내주고 6위로 밀려났다. 양사 판매 격차는 721대이다.
1분기 베스트셀링전기차 모델은 총 1만1045대가 판매된 테슬라 모델Y였다. 폭스바겐 ID.4/ID.5는 4226대로 2위, 스코다 엔야크는 3922대로 3위에 올랐고 이어 아우디 Q4 E-트론과 벤츠 EQA가 각각 3428대와 2766대로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전체적으로 현지 시장 규모가 크게 줄었다. 독일 정부가 지난해 12월 돌연 전기차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종료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BEV 수요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BEV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9% 두 자릿수 감소한 3만1384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년 동안 시장 규모와 비교할 때 가장 낮은 수치이다.
향후 독일 자동차 시장 전망도 어둡다. 로이터 통신은 올해 독일 자동차 시장이 1% 위축되어 판매량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25% 감소한 282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내년 전기차 생산량은 19% 증가하지만 판매량은 약 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그룹은 독일 전기차 인센티브 프로그램 종료에 따른 대응에 나서고 현지 BEV 수요를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지 맞춤형 프로그램을 도입해 연말 '톱5' 명단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