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한아름 기자]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주문자개발생산(ODM) 기업 한세실업이 베트남에서 수천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을 감축했다. 베트남 이어 해외 사업에 전면 새판짜기로 이어질지 관심을 끈다. 패션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둔화, 코로나 19 이후 계속되는 공급망 불안 등 불확실한 대외환경에 둘러싸여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호찌민 서쪽 꾸찌(Củ Chi)에 위치한 한세실업 베트남 제1공장이 최근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2021년 4900명이었던 임직원이 2500명으로 줄었다. 절반에 가까운 직원이 해고된 것이다.
미국 경기 침체에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한세실업의 미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실적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미국시장에서 거둔 매출(8115억원)은 전년 동기(1조1780억원) 대비 31% 감소했다.
이 같은 미국 경기 침체 흐름은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미국 의류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다. 서현정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소매 업황은 여전히 부진하고, 9월 미국 의류 소매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세실업은 이번 인력 감축으로 고정비용을 줄이고 신규 오더 대신 과재고를 처리해 '버티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 신규 계약을 체결해 실적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중남미 지역에 공장을 추가 신설하는 등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목표다. 또 2026년까지 중남미 과테말라 공장에 최대 3억달러를 투자해 염색부터 봉제·제조까지 가능한 수직계열화를 완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또한 신규 액티브웨어 바이어를 모색하기 위해 지역별 전략을 구상하고, 의류 설비·기계를 보강해 기술적 우위를 점한다는 구체적인 방안을 세웠다. 내년에는 2조원 이상의 매출을 낸다는 목표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한번에 대규모 인력 감축이 아닌 서서히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