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니콜라스 그라우 칠레 경제부 장관이 한국을 찾는다. 리튬을 포함한 중요 광물과 친환경 수소 분야의 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라우 경제부 장관과 칼라 플로레스 칠레 투자청장이 이끄는 칠레 대표단은 오는 12일 한국에서 열리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20년: 평가와 전망’ 세미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밖에 리튬 개발과 관련한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14개의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칠레 대표단은 일본 일정을 시작으로 한국과 중국을 잇따라 방문하며 중요 광물 및 친환경 수소 분야의 사업 기회를 홍보할 예정이다.
칠레 대표단은 일본 일정 첫날 에너지경제연구원(IEEJ)에서 리튬 사업에 관심 있는 12개 현지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어 스미토모, 미쓰이,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소지츠 등 광업·에너지·금융·식품 분야 기업들과 양자 회의를 진행했다.
오는 15일부터는 중국에서 열리는 칠레 위크 행사에 참가해 리튬, 전기차, 인프라, 에너지 부문 현지 기업들을 만나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행사에는 중국 정부 부처 및 서비스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이후 청두, 베이징, 상하이에서 10회 이상의 양자 회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칠레가 한중일 3국을 방문한 데에는 자국 리튬 산업 개발을 위한 목적이 크다. 칠레는 세계 1위 리튬 매장국이자 2위 생산국이지만 엄격한 규제로 인해 신규 광산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해외 기업들이 칠레 산업에 투자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 결과 칠레는 중국·미국 광산업체 유치에 성공한 호주, 아르헨티나 등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겼다. S&P 글로벌코모디티인사이츠는 칠레의 글로벌 리튬 공급량이 지난해 25%에서 오는 2027년 15%까지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칠레 리튬 배터리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칠레의 리튬 배터리 수입은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 등 수요 확대에 힘입어 최근 몇 년 동안 지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61.7% 늘어난 수입량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칠레의 리튬 배터리 시장은 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기업의 리튬 배터리 기술 개발과 제품 생산 등의 강점을 활용한다면 칠레의 리튬 배터리 산업에 효과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