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브라질의 국영 철도 프로젝트가 재개된다. 16년간 지연된 고속철 사업에 탄력이 붙으면서 현대로템의 수주에 관심이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철도 운송에 대한 투자를 재개한다. 2035년까지 철도 프로젝트 참여를 현재 20%에서 40%로 늘릴 방침이다.
브라질은 '상파울로-리오데자네이로' 간 고속철(TAV)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상파울루과 리우데자네이루를 1시간 30분 만에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년간 500억 헤알(약 13조원)을 투자한다. 100% 민영으로 운영된다. <본보 2023년 4월 9일 참고 브라질 고속철 건설사업 재추진 급물살…현대로템 기대감>
사업 재개로 현대로템의 수주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그동안 현대로템은 브라질 TAV 사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2010년 삼성SDS, LG CNS, 효성, LS일렉트릭, 롯데건설, 브라질 투자회사 UTC·건설사 EGESA 등과 함께 TAV 사업을 위한 '한-브라질 그랜드 컨소시엄' 협약도 체결했었다.
당초 브라질 정부는 2007년 TAV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TAV를 완공할 계획이었지만 입찰이 지연되고, 업체 선정 방식도 여러 차례 변경되면서 지금까지 사업이 중단됐다.
베르나르두 피게이레두(Bernardo Figueiredo) TAV 브라질 대표는 "여러 국가의 전문 기업들이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회사명을 언급하지 않고 한국을 포함해 스페인, 프랑스, 일본, 중국 등이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TAV 건설에 대해 2025년까지 예비 환경 면허를 취득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브라질 정부의 철도 계획은 오는 11일(현지시간) 새로운 성장 가속화 프로그램(PAC)이 출범한 후 발표될 예정이다.
비센테 아바테(Vicente Abate) 브라질 철도산업협회(Abifer) 회장은 지난주 상파울루에서 열린 철도 관련 행사에서 "교통부가 준비 중인 새로운 국가 철도 계획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2035년까지 이 부문의 참여가 두 배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그는 "브라질에는 유명한 3만㎞의 철도가 있는데, 이 중 1만㎞는 사용 중이고 나머지 1만㎞는 사용률이 낮으며, 1만㎞는 완전히 유휴 상태"라고 지적했다.
브라질은 레일을 제조하기 위한 철강 공장의 수요가 없다. 네트워크가 성장하기엔 아직 부족해 해외 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 제조업 유휴율도 높다. 지난해 브라질 여객 철도 산업은 100%의 유휴 용량을 기록했다. 화물 분야에서는 유휴율이 80%에 달했다.
브라질은 철도 산업 회복을 위해 연말까지 객차 291량, 화물차 1500량, 기관차 31량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또 유럽에서 그린 수소로 구동되는 기관차 기술도 가져온다.
브라질 철도 산업 협회(Abifer)는 "하이브리드 기관차를 아직 생산한적 없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유럽에서는 이미 현실이 된 친환경 수소 구동 기관차 기술을 브라질에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