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지 전략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개발에 나섰다. 인도 시장 특성을 고려한 디자인과 성능, 제원 등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EV6와 EV9도 현지에서 조립·생산하기로 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인도 전용 e-SUV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지 시장 특성을 고려해 4미터 미만 소형 모델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박태진 기아 인도법인장도 글로벌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의 인도지사 '오토카 인디아'와의 인터뷰에서도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구체적인 개발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가 적극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르면 내년 하반기 출시가 기대된다. 앞서 기아는 오는 2027년까지 5년 간 총 200억 루피(약 3036억원)를 투자, 전기차 관련 R&D와 인프라를 확장하는데 이어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아울러 브랜드 전용 전기차 모델 'EV6'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연내 EV6를 현지 생산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고 내년 대형 전기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EV9까지 추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현지 공장은 증설 작업에 돌입했다. 내년 목표 연간 생산량은 43만대로 현재 연간 생산량(37만대)보다 6만대 많은 수치이다. 최근 브랜드 현지 베스트셀링카 셀토스의 페이스리프트 버전 출시와 향후 전기차 현지 생산 등을 고려하면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기아는 판단하고 있다다. 내년 출시 예정인 4세대 카니발의 현지 생산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현지 판매 네트워크도 확장하고 있다. 최대 60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지난 4년간 기아가 현지 213개 도시에 배치한 판매 대리점은 425개를 넘어선 상태이다.
궁극적으로 기아는 현지 판매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토대로 오는 2028년까지 인도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다. 현재 점유율은 7% 수준이다.
무엇보다 기아는 인도 전기차 시장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는 1% 미만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지만 인도 정부가 이를 중장기적으로 30%로 높이겠다는 방침을 내놨기 때문이다.
전문 기관들 역시 인도 전기차 시장을 점치고 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S&P Global Mobility)에 따르면 인도 연간 경전기 자동차 생산 규모는 지난해 5만대에서 오는 2030년 140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실제 인도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425만대를 판매하며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자동차 시장로 등극했다. 14억 명이 넘는 인구가 자동차 판매를 견인했고, 올해 중국을 추월,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아는 상반기(1~6월) 인도 시장에서 총 13만6108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 두 자릿수 증가한 수치이다. 브랜드 베스트셀링카인 인도 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쏘넷이 판매를 이끌고 준중형 RV 모델 카렌스와 소형 SUV 모델 셀토스가 실적을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