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년 동안 공들인 호주 보병전투장갑차(IFV) 수주전이 향후 2주내 판가름 난다. 입찰 당시만 하더라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IFV '레드백'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호주 정부가 라인메탈의 차륜형 전투정찰 장갑차 '복서'를 구입해 독일도 수주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자칫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방산 수출에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안토니 알바네즈 총리가 이끄는 호주 연방정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독일 라인메탈 두 회사가 참여한 IFV 사업 수정 입찰을 이달 말까지 결정한다.
팻 콘로이 호주 군수산업부 장관의 권고에 따라 수일 내에 랜드(LAND) 400 3단계 사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콘로이 장관은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 후임으로 차세대 보병전투차량 사업의 지휘봉을 잡았다.
IFV 사업 입찰은 5년 간 진행됐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스콧 모리슨 전 호주 총리가 결정을 미루고, 알바네즈 총리가 국방 전략 검토를 이유로 결정을 연기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호주 연방 정부는 태평양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해상 분쟁에 대비해 장거리 타격 미사일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말 새 국방전략보고서를 통해 랜드 400 3단계 사업의 일환인 IFV 도입 규모를 축소했다. IFV 구매 대수는 450대에서 129대로 줄였다. 구매 대수 축소에 따라 사업 규모도 당초 계획된 약 270억 호주달러(약 24조원)에서 90억 호주달러(약 8조원)로 감소했다.
호주 정부가 IFV 도입 규모를 대폭 줄이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6월 현지 정부에 호주 IFV 입찰가를 수정해 전달했다. <본보 2023년 5월 8일 참고 한화·라인메탈, 호주 장갑차 사업 입찰가 내달까지 재제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레드백을 앞세워 랜드 400 3단계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독일 라인메탈의 링스(Lynx)와 최종 후보사로 선정됐다.
호주 육군은 레드백으로 알려진 한국산 IFV를 선호하지만, 라인메탈의 링스도 성능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알바네즈 총리가 지난주 베를린에서 독일 육군이 브리즈번 인근 공장에서 라인메탈이 제작한 차륜형 전투정찰 장갑차(CRV) 복서를 10억 달러(약 1조2600억원) 규모로 최대 100대 구매하는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라인메탈의 수주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 생산으로 호주 수요에 대응한다. 작년 4월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한국 방산 기업 최초로 공장을 착공했다. 아발론 공항 내 15만m² 부지에 장갑차 생산시설과 1.5km 길이의 주행트랙, 시험장, 도하 성능시험장, 사격장, R&D센터 등을 짓는다. 2024년 완공해 호주형 모델인 AS9 '헌츠맨' 30문과 AS10 방호탄약운반장갑차 15대를 양산할 예정이다.